(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들에 대한 문턱을 높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올해부터 PB 고객의 자산 최저한도를 현행 200만 달러에서 2배 이상 많은 500만 달러로 높이고, 최소 3천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과 가족들을 유치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런 PB업무의 기준 조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고객들을 상대하던 직원들이 정리되고 부유층 고객들을 관리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의 영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JP모건 체이스도 지난해 PB고객들의 자산 최저한도를 종전보다 2배가 높은 1천만 달러로 올리면서 소수의 부유층 고객들을 중점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PB사업부는 아시아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아시아의 신흥 갑부들을 대상으로 한 PB시장이 서구와 역내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 무대로 변모하면서 고전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아시안 프라이빗 뱅커스의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은 2015년 45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해 아시아 PB시장에서 13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순위가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PB사업부는 지난해 증시와 기타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탓에 아시아와 남아시아, 유럽, 미주 등에서 모두 20억 달러의 자산 유출을 겪은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PB책임자를 교체했고 향후 디지털 플랫폼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간부급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최근 홍콩에서 PB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1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던 ANZ와 바클레이즈, 소시에테 제네랄 등 서구 은행들은 역내 은행들인 DBS와 OCBC 등에 사업을 매각하고 이미 철수한 상태다.
남아있는 군소 프라이빗 뱅크들도 비용 상승으로 압박을 받고 있어 업계에서는 올해 아시아 PB 시장의 질서 재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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