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지하철 자폭테러 용의자, 키르기스 출신 22세 청년"(종합)

입력 2017-04-04 17:10   수정 2017-04-04 17:11

"러 지하철 자폭테러 용의자, 키르기스 출신 22세 청년"(종합)

"페테르부르크서 6년여 거주"…러 당국 "시리아 반군과 연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테러 용의자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청년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키르기스 정보당국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은 키르기스스탄 국가보안위원회 대변인을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자폭 테러범이 키르기스 출신의 22세 청년 아크바르존 드잘릴로프"라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도 드잘릴로프를 자폭테러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키르기스스탄 서남부 도시 오슈 출신의 러시아 국적자인 드잘릴로프는 6년 이상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키르기스스탄 국가보안위원회를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자폭테러 용의자가 키르기스 출신의 러시아 국적자라고 소개했다.

키르기스 당국은 정확한 테러범 규명을 위해 러시아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자폭테러 용의자의 시신이 발견됐고 그의 신원도 확인됐다"며 "그가 중앙아시아 출신으로 시리아 반군과 연계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테러 용의자가 폭발 객차의 중앙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시신 일부를 감정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체 손상 특징으로 볼 때 자폭테러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용의자가 폭발장치를 몸에 부착하거나 배낭에 넣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당국은 1명의 자폭 테러범이 폭발하지 않은 채 발견된 폭발장치를 다른 지하철역에 갖다둔 뒤 열차를 갈아타고 사고가 난 객차에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폭발 사고 후 다른 노선의 지하철 역 '보스스타니야 플로샤디'(반란광장)에서 테러에 사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소화기로 위장한 폭발장치가 발견돼 전문가들이 해체했다.

그러나 다른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는 "폭발 중심 지점에서 중앙아 출신자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맞지만 그를 자폭 테러범으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 매체들은 중앙아 카자흐스탄 출신 유학생 막심 아리셰프(21)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했으나 이후 카자흐 당국은 그의 개입설을 부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경제대학 3학년 학생인 아리셰프는 사고 지하철역에서 폭발 직전 카자흐스탄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수업 후 귀가하는 중이라고 알렸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 '폰탄카'는 "아리셰프의 시신이 폭발 중심 지점에서 발견됐다"며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카자흐 외무부는 "사망자나 부상자 명단에 아리셰프는 없다"고 밝혔다.

카자흐 국가보안위원회도 아리셰프의 테러 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앞서 전날 오후 2시 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청색 노선의 '센나야 광장'과 '테흐놀로기체스키 대학' 구간을 운행하던 객차 안에서 폭발물이 터져 승객 1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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