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건트리서치 조사서 포드·GM이 웨이모·테슬라 따돌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113년 역사의 포드를 시가총액에서 앞질러 화제가 됐지만, 실리콘밸리 기업이 디트로이트의 전통적 자동차 업체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서 포드가 가장 앞서 있으며 GM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과 함께 르노-닛산,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가 선도 기업으로 꼽혔으며 폴크스바겐도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기술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Waymo)는 7위였다.
한국의 현대차그룹은 10위에 올랐다. 이밖에 BMW가 6위, 볼보와 부품회사 오토리브의 조인트벤처 제누이티(Zenuity)는 공동 7위이며 부품업체 델파이는 9위다.
내비건트리서치는 자율주행 차량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시장에 출시할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18개 기업의 기술과 상용화 전략, 생산 능력, 판매, 마케팅, 유통, 지속력 등 10개 항목을 대상으로 했다.
포드와 GM은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개발과 테스트, 제조, 마케팅, 판매 등을 100년 넘게 해온 전통 자동차 회사의 저력으로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고 와이어드는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또한 전략적 행동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포드는 10억 달러를 들여 인공지능 회사를 샀으며, GM은 크루즈오토메이션이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차량호출업체 리프트와 제휴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웨이모는 기술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으나 생산 전략과 판매, 마케팅, 유통에서 뒤졌다.
내비건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샘 아부엘사미드는 리코드에 보낸 이메일에서 "웨이모는 현재 기술이 단연 최고지만 실제 차량을 생산하려면 다른 업체와 거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을 하는 우버는 유통과 생산, 지속력 등에서 낮은 점수에 그쳐 종합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테슬라는 중하위권으로 지속력과 유통을 비롯해 기술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았다. 테슬라는 전문가들이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하다고 보는 비싼 라이더(lidar)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데 테슬라 오토파일럿 2.0 하드웨어는 기껏해야 완전한 자율주행인 레벨 5 수준 아래의 레벨 4에 그칠 것이라고 아부엘사미드는 말했다.
그는 아직 자율주행차 경쟁이 초반이라면서 기업들이 파트너십과 인수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라이벌을 추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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