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확인한 非文…'더문캠'과 유기적 결합은 미지수

입력 2017-04-04 17:04   수정 2017-04-04 17:08

열세 확인한 非文…'더문캠'과 유기적 결합은 미지수

"당 일이니 도와야지", "내키지 않아" 의견 분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면서 당내 비문(비문재인)계 의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선 기간 경쟁했던 다른 후보 진영을 끌어안고 당 중심의 통합 선대위를 꾸려 본선에서 이기겠다는 문 후보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비문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방 등으로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어느 정도 감정의 골이 팬 상황에서 비문계가 선뜻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4일 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는 10여 명의 비문계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썰렁했다'고 느낄 정도로 이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문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문 후보를 지원할지 등을 놓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읽힌다.






일단은 당 소속 의원으로서 문 후보가 당의 대표선수가 된 이상 당선을 돕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있다.

비문계인 A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이 있으니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역구에 가서 문 후보를 찍어달라고 이야기하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쌓여온 친문 주류를 향한 불신이 완전히 없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문 후보 지원 의사를 밝힌 A 의원도 "어차피 캠프의 핵심 라인은 친문계로 100% 갖춰져 있을 것 아닌가"라며 "캠프에 들어가서 (비문계가) 맡을 역할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B 의원은 '캠프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물음에 "나를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쉽게 열리지 않는 비문계의 마음을 얻으려면 결국 문 후보의 진정성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B 의원은 "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데 명시적으로 반대하거나 거부할 수가 있겠나"라며 "얼마나 진정성 있는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으려고 하느냐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비문계 의원 사이에서는 장기적인 독자 세력화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탈당 전까지 비문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종인 전 대표가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만큼 당내에서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의원들이 추가로 탈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유례없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비문계가 '잘 나가는 집'을 뛰쳐나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에게는 지지율 1위의 대선후보가 뛰는 선거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을 놓느냐'는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따라서 비문계가 당장 탈당하기보다는 '포스트 문재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안 지사나 이 시장 등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과 5년 뒤 대선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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