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는 20년 '단골'…파울러·쿠처·스네데커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 2015년 PGA챔피언십을 앞두고 미국 골프 매체 골프닷컴은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최고의 선수'로 더스틴 존슨(미국)과 제이슨 데이(호주)를 꼽았다.
존슨과 데이 말고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명단에 있었다.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은 '최고의 기량'을 지녔다는 칭찬과 함께 메이저대회에서는 새가슴이 된다는 비아냥이 섞였다.
이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기량을 갖췄다. 그리고 어쩌면 다가오는 메이저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아닌 게 아니라 데이는 이 명단이 발표된 직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명단에서 벗어났다.
존슨 역시 지난해 US오픈을 제패해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스텐손은 디오픈에서 우승해 명단에서 이름이 빠졌다.
명단에 들었다 빠졌다 하던 지미 워커(미국)마저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름이 없어졌다.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최고 선수' 명단은 한결 빈약해진 느낌이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앞두고 여러 매체가 꼽은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최고 선수' 명단이 2년 전과 사뭇 다른 이유다.
특히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름값보다는 당장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이 큰 선수만 추려 눈길을 끌었다.
종전에 명단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리 웨스트우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등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웨스트우드와 도널드가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본 것이다.
한때 이 명단에 단골로 등장하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슬그머니 모습을 감춘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매체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세계랭킹 4위 마쓰야마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아직 없는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이 높다.
이번 시즌 2승을 포함해 통산 4승을 올린 마쓰야마는 동양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아직 25세에 불과하지만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입상한 것도 조만간 메이저대회 제패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도 7위에 올랐고 PGA챔피언십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마쓰야마가 이 명단에 새 얼굴이라면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20년 단골이다.
1999년 19세의 나이로 PGA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무려 22차례나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입상했다. 준우승만 4번이다.
가르시아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것은 현대 골프의 미스터리라는 말도 나올 판이다.
그는 작년 US오픈과 디오픈에서도 5위를 차지해 언제든 우승이 가능한 선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올해도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라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리키 파울러, 맷 쿠처, 브랜트 스네데커(이상 미국)도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최고 선수' 명단에 단골 회원이 되어가는 중이다.
세계랭킹 8위 파울러는 2014년 4개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 2번과 3위 한번, 그리고 5위 한번을 기록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연거푸 컷 탈락하면서 기대를 이어가지 못했다.
통산 7승을 올린 쿠처는 메이저대회 출전 경험이 풍부하다. PGA투어에 입성한 2002년 이후 39차례 메이저대회에 출격한 쿠처는 7차례 톱10에 올랐고 특히 마스터스에서만 3번이나 8위 이내에 들었다.
스네데커 역시 메이저 챔피언 자격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스네데커는 3차례 톱10에 진입한 마스터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 알렉스 노렌(스웨덴) 등 유럽 투어의 강자 2명도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정상급 선수다.
올해 최연소 59타를 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저스틴 토머스(미국)도 복병으로 거론된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뜻밖에도 2위에 신예 욘 람(스페인)을 올렸다.
람은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는 대회를 고작 19차례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워낙 최근 상승세가 가팔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일 오후 개막하는 마스터스에서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명단에서 탈출할지 주목된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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