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고식에서 승리' 차우찬 "이승엽 선배께 나도 모르게 인사"

입력 2017-04-04 21:58  

'LG 신고식에서 승리' 차우찬 "이승엽 선배께 나도 모르게 인사"

4일 홈 개막전, 전 소속팀 삼성 상대로 6⅓이닝 무실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차우찬(30·LG 트윈스)은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타석에 들어서자, 꾸벅 인사를 했다.

"저도 모르게 인사했어요. 같은 팀에서 뛰다가, 선배님 마지막 시즌에 맞대결하게 되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하지만, 투구 동작에 들어선 뒤 차우찬은 선배를 예우하지 않았고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년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나온 인상적인 장면이다.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역대 최고인 4년 95억원에 LG와 계약한 차우찬은 이날 열린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을 기록했다.

팀이 11-0으로 완승하면서 차우찬은 LG 첫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뒤 만난 차우찬은 "LG 팬들께 홈 개막전에서 인사드리고 싶었고, 전 소속팀 삼성과도 되도록 빨리 만나고 싶었다"며 한 경기에서 두 가지 부담을 모두 털었다고 했다.

첫 경기에서 투자한 LG는 웃었고, 삼성은 왼손 에이스의 이적 공백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차우찬은 이날 최고 시속 148㎞ 강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섞으며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그는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했다. 그래서 1회 첫 타자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것 같다"며 "포수 유강남이 '직구가 좋다'고 경기 초반에 직구 사인을 많이 냈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직구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지만, 경찰야구단과 마지막 평가전에서 구속이 시속 145㎞까지 나와서 나도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직구가 통하니 변화구 구사도 편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차우찬은 '슬로 스타터'다. 그러나 LG로 이적한 뒤 첫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차우찬은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다 보니 구위가 빨리 올라왔다"며 "지금은 좋지만, 빨리 몸 상태를 올린 만큼 위기도 올 것이다. 그때를 잘 넘겨야 한다"고 '미래'를 대비하기도 했다.

차우찬의 호투로 LG는 창단 후 최초로 개막 후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차우찬은 "오늘은 타자들이 워낙 잘 쳤다. 내가 타자 덕을 봤다"며 "타자들이 점수를 내지 못할 때 내가 잘 던져서 승리하는 날도 왔으면 좋겠다"고 겸손해했다.

차우찬은 이제 LG 선수다. 앞으로도 삼성 타자들과 맞서야 한다.

그는 "경기를 시작하면 의식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승엽 선배와 대결은 좀 특별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승엽은 차우찬을 상대로 3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1안타는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6회에 나왔다.

그런데도 차우찬은 "안타 한 개를 맞았으니 오늘 이승엽 선배와는 무승부"라고 했다.

대선배에 대한 예우이자, 자신을 향한 채찍질이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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