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200만 유로 쾌척…"이탈리아판 베르사유 정원 만든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의 보볼리 정원이 명품 업체 구찌의 지원으로 새롭게 단장된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마르코 비차리 구찌 최고경영자(CEO)는 4일 피렌체 보볼리 정원의 복원과 개선 작업 용도로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200만 유로(약 24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피렌체의 대표적 건물 중 하나인 피티 궁전 안에 자리한 보볼리 정원은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1세가 아내 엘레오노라를 위해 만든 곳으로 1550년에 완공돼 약 5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 하나인 이곳에는 작년에 방문객 약 100만 명이 몰렸다.
'보볼리의 봄 프로젝트'로 명명된 보볼리 정원 개선 작업 지휘 책임을 맡은 우피치 미술관의 에이크 슈미트 관장은 "보볼리 정원의 화초들을 다시 번성하도록 만들어 이탈리아의 '베르사유 정원'으로서의 명성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차리 CEO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마르지 않는 문화적, 미적인 영감의 원천으로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를 꼽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로서도 매우 뜻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구찌는 피렌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구찌는 이번 지원의 대가로 내년 5월 피티 궁전의 팔라티나 미술관에서 패션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예산 부족으로 역사적 유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명품 브랜드들의 기부금으로 잇따라 유명 문화재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로마의 관광 명소 콜로세움은 명품 신발 업체 토즈의 후원으로 작년 여름 묵은 때를 벗었고, 로마의 또 다른 명물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계단은 각각 펜디와 불가리의 후원으로 복원을 거쳐 본모습을 찾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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