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찰스 영국 왕세자 부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손수 재배한 유기농 제품을 선물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찰스 왕세자 부부는 4일 오후 바티칸을 방문, 교황과 30여 분 동안 면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날 첫 대면한 찰스 왕세자는 왕실 소유 농장인 영국 하이그로브에서 손수 기른 유기농 작물을 교황에게 선물하며 "교황께 무엇을 선물할지 몰라 고민했다"며 "집에서 직접 기른 제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열렬한 환경 운동가이기도 한 찰스 왕세자는 유기농 작물을 직접 기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황은 이에 청동으로 만든 올리브 나뭇가지와 즉위 이후 집필한 책을 답례로 전달했다. 교황은 평화를 상징하는 청동 올리브 나뭇가지를 찰스 왕세자에게 주며 "어디를 가든지 평화로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고, 찰스 왕세자는 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교황의 저서를 받아들고는 "영어로 돼 있느냐"고 질문한 찰스 왕세자는 '그렇다'는 답변에 "정말 관대하시군요"라고 농담하는 등 이날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교황청은 전했다.
한편, 찰스 왕세자는 이번 이탈리아 방문 기간에 작년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중부 산간 마을 아마트리체를 방문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이탈리아 슬로푸드 협회와 연대해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행사에 후원을 하기로 하는 등의 행보로 이탈리아 언론에 호평을 받았다.
루마니아를 거쳐 이탈리아 방문을 마친 찰스 왕세자 부부는 5일 오스트리아에서 유럽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찰스 왕세자 부부가 유럽연합(EU) 회원국 3개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은 영국 정부가 지난주 EU 탈퇴 방침을 담은 공식 서한을 EU에 전달함으로써 브렉시트 절차가 공식 개시된 가운데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EU 회원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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