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봄 길을 걸어보자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꽃피는 음력 춘삼월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지역에서도 봄꽃이 여기저기 활짝 피어나고 있다.
경복궁 담을 따라 걷다 보면 봄꽃으로 단장한 청와대 앞길을 만나게 된다.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길 중 하나다.
효자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청와대 사랑채를 만난다. 사랑채 입구와 길 건너 경복궁 앞 아래 도로 화단에는 `매력과 매혹'이라는 꽃말을 가진 `라런큘러스'와 `진실한 사랑'의 꽃말을 가진 `마가렛', `나를 사랑해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진 `삼색제비꽃'을 만날 수 있다.
이 화단에는 또 `기대, 기다림, 사랑의 괴로움, 허무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사랑의 쓴맛' 등 가장 많은 꽃말을 가졌다는 아네모네와 `잉글리쉬데이지'(희망과 평화), `디모르포세카'(원기, 회복) 등이 꽃잎을 활짝 피우고 지나는 사람을 반긴다.
사랑채 바로 앞에는 우리 자생 꽃나무와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진달래(사랑의 기쁨)가 분홍빛 꽃잎으로 유혹하고 깽깽이풀(안심하세요), 할미꽃(슬픈 추억), 미선나무(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등 듣기만 해도 정겨운 자생 꽃들이 반기고 있다.
사랑채를 지나 분수대 앞 화단에는 봄의 전령으로 유명한 복수초(영원한 행복, 슬픈 추억), 돌단풍(생명력, 희망), 종지나물(성실, 겸손), 현호색(보물주머니), 할미꽃 등이 발아래 바닥에서 봄을 수놓고 있다.
분수대 화단을 구경하고 건널목을 건너면 잔디이지만 패랭이꽃을 닮았다 해 아름 지어진 '지면패랭이'(희생)와 금작화(결백, 겸손, 청결)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걸어 올라가면 경찰 초소가 나온다. 초소 앞에도 봄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모퉁이에 아네모네, 잉글리쉬데이지, 디모르포세카, 라런큘러스, 삼색제비꽃으로 구성된 화단이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다.
오른쪽 경복궁 담 쪽을 보면 진달래와 이미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한 목련(고귀함)을 볼 수 있고 영산홍(첫사랑)과 철쭉(사랑의 즐거움), 벚꽃(순결, 절세미인) 등 막 꽃봉오리가 올라오는 모습도 즐길 수 있다.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앞에서 청와대 쪽을 바라보면 도로 가운데 양쪽 화단과 본관으로 들어가는 정문(일명 11문) 입구 왼쪽에 대형 화분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디모르포세카, 라런큘러스, 잉글리쉬데이지, 삼색제비꽃, 루피너스(모성애)가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신무문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려 걸어가면 도로 중앙의 화단에는 꽃양귀비와 루피너스, 삼색제비꽃, 라런큘러스, 디모르포세카 등이 예쁘게 수놓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춘추관 앞 경복궁 담에서도 만개한 목련과 또 다른 봄의 전령인 영춘화(희망)를 볼 수 있고 곧 하얀 세상을 만들 줄지은 벚나무들을 볼 수 있다. 돌 틈 사이에는 홀씨 타고 날아와 핀 민들레도 만나기 어렵지 않다.
청와대 주변 봄꽃들은 한 달여 뒤 새로운 주인을 맞는다. 경복궁 담을 따라 청와대 앞길을 걸으며 새 주인이 국민을 위한 일꾼이 되길 기대해본다.
srba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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