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후보 첫 행보는 '새벽 지하철 탐방'(종합2보)

입력 2017-04-05 17:31   수정 2017-04-05 17:32

안철수, 대선후보 첫 행보는 '새벽 지하철 탐방'(종합2보)

20대 남학생과 '미세먼지' 대책 대화…읽던 책 선물 받기도

현충원 참배, 일반사병 묘역부터 찾아…"우리나라는 그분들이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5일 첫 대선 행보로 '새벽 출근길 지하철'을 택했다.

안 후보는 이날 새벽 6시께 노원구 자택에서 나와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고속터미널행 열차에 올랐다. 흰색 셔츠에 검정 점퍼 차림이었다.

안 후보는 태릉입구역까지 약 10분간 시민들을 만나면서 여러 대화를 나눴다.

이른 시각이라 승객은 많지 않았지만 안 후보를 알아본 시민들은 하나같이 인사를 건넸다. 일부 시민들은 거리낌 없이 다가와 '셀카'를 찍기도 했다.

안 후보는 한 40대 여성이 다가와 "대표님 어제 멋졌어요"라고 하자 "예, 파이팅하겠습니다"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안 후보는 20대 남학생 심재윤 씨가 "페이스북 라이브 촬영을 해도 되나요"라고 묻자 흔쾌히 응했다. 대선후보로서의 첫 행보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셈이다.

안 후보는 이 남학생이 미세먼지 때문에 힘들다고 하자 "미세먼지 3분의 1은 중국에서 오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발 미세먼지는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 이제 외교는 환경문제까지 다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변 승객들에게 "미세먼지 때문에 요샌 중랑천에서 뛰지를 못합니다. 6㎞씩 뛰는 게 낙이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심 씨로부터 '최고의 설득'이라는 제목의 책도 선물 받았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책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법을 담았다.

안 후보는 "반쯤 읽은 흔적이 있고 표시도 많이 해놨네요"라며 고맙다고 했다.

그는 심씨가 "라이브 방송 시청자 중 한 명이 뉴욕대 학생인데 귀국해서 좋은 일자리를 찾고 싶어한다"고 하자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고 앞서 발표했던 청년실업 공약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기도 했다.

노원구에 산다는 40대 남성이 "출근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고 하자 안 후보는 "노원구 사람들이 출퇴근 시간이 길다. 저도 국회로 출근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린다"며 "강북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후보로 나선 의원 중에 강북에 사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태릉입구역에 하차한 뒤 지상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최근 지지율 급등에 관해 묻자 "이제 시작인데요. 원래 몇 달 걸릴 걸 한 달 만에 해야 하는데 긴장하고 해야죠"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계동 수락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상계동은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처음 생활을 시작하는 곳"이라며 첫 일정을 동네 주민들과의 지하철 출근길 인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들어 부쩍 달라진 연설 목소리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도 못 바꾸면서 어떻게 나라를 바꾼다고 하겠느냐"며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게 더 쉬운 일이다. 그 의지의 표현이라 봐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지하철 탐방'을 마치고는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 현충탑과 무명용사 봉안실을 참배한 뒤 역대 대통령 묘역 대신 일반사병 묘역을 먼저 찾아 눈길을 끌었다.






역대 대통령 묘역 방문은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순서로 이뤄졌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순으로 찾은 것과 대비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도·보수를 기반으로 진보 진영의 표를 흡수하려는 당의 전략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안 후보는 현충탑과 무명용사 봉안실을 참배한 후 가장 먼저 일반사병 묘역을 찾았다. 참배 방명록에는 "나뉘어진 대한민국을 희망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일반사병 묘역부터 찾은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는 그분들이 지킨 나라"라고 답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역사 아닙니까. 공은 계승하고 과로부터는 교훈을 얻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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