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생들 "돈 모아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겠다"

입력 2017-04-05 13:43   수정 2017-04-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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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들 "돈 모아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초대 총장 김활란(1899∼1970)의 교내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팻말'을 세우겠다고 밝혀 학교측과 마찰이 예상된다.

지난 2월 이대생들이 발족한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5일 서대문구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까지 모금활동을 하고 여름방학에 제작한 다음 9월 중순 팻말 제막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단은 "친일파에 대한 우리의 역사는 오랜 시간 부인과 회피로 얼룩졌다"며 "이대 교정에 당당하게 있는 김활란 초대 총장의 동상 또한 그 잔재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은 '여성 박사 1호', '여성주의 운동 선구자'로 그를 소개하지만, 김활란이 숙청돼야 할 한국 친일인사 명단에 두 번째로 오른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여성운동 선구자로만 표현하는 것은 매우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김활란은 절대 이화의 큰 스승이 될 수 없고 시간의 흐름이 면죄부가 되지는 못한다"며 "특히 일제 말기 대표적 여성 친일파로 변절해 조선인 징병, 위안부 모집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실은 부끄러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일 성향이 명백한 인사를 찬양하는 동상을 유지하고 그 행적을 숨기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행위"라며 "뜻을 함께할 1천인의 이화인을 모집해 팻말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 "알림 팻말을 세운다고 동상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궁극적으로는 동상 철거까지 나아갈 것이며 이대에 서는 동상의 주인공은 김활란이 아닌 유관순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활란 이대 초대총장은 YWCA 창설자이자 한국 최초 여성 박사로, 여성교육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1936년 전후로 친일파로 변절해 친일 칼럼, 강연 논술활동을 하는 한편 1941년 창씨개명 이후 글과 강연을 통해 일제 학도병과 징용, 위안부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상은 1970년대 이대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활란 동상은 이대 본관 앞에 있으며 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대 학생사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이날 학교 측은 "(동상 철거와 관련해) 앞으로 논의는 해보겠지만, 현재로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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