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깬 '세종시 금개구리' 보금자리 어디로…이달 최종 결정

입력 2017-04-06 06:00  

겨울잠 깬 '세종시 금개구리' 보금자리 어디로…이달 최종 결정

중앙공원 내 금개구리 서식지 이전 논란… 행복청·LH "이달 중 절충안 제시"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조성 중인 중앙공원 내 금개구리(멸종위기종 2급) 서식지를 둘러싸고 주민 간 논란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중앙공원 내 논은 금개구리 서식지로 적합하지 않아 이주해야 한다'는 신도시 아파트 입주민과 '서식지를 옮기면 생태공원 조성 원칙이 무너진다'는 환경단체 주장이 대립하는 것으로, 금개구리가 동면에서 완전히 깨는 이달 중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6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종중앙공원은 세종시 연기면 세종수목원 예정지와 금강 사이 장남 평야 140만9천307㎡에 조성된다.

기본계획은 2011년 수립됐는데, 그해 말 장남 평야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개발 사업이 중단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공원 내 보전지역(논·습지 등)을 기존보다 두 배 늘린 54만㎡에 조성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자 일부 아파트 입주민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논에서 농사하면 금개구리가 제대로 산란할 수 없는 데다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는 게 이유다.

이에 행복청은 LH 등과 협의를 통해 금개구리 서식지 면적을 21만㎡로 축소한 수정안을 냈으나, 세종시 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측은 "이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 공원에서 논을 없애고 금개구리를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일 호수공원 인근에서 시민문화제를 연 '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는 "중앙공원 예정지에 있는 개구리 개체 수가 최근 들어 줄었다는 환경당국 조사 결과만 봐도 서식지를 옮기는 게 타당하다"며 "중앙공원이 시민 이용 공간이 아닌 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환경단체는 금개구리 서식지 이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는 3일 성명을 내 "민원 해결을 핑계로 이전에 수렴된 의견과 법적·행정적 절차를 무시하고 논 면적 축소라는 일차원적인 잣대로만 접근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눈치와 밀실행정으로 문제를 교착화시킨 이충재 행복청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갈등을 봉합할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는 현실에도 결정을 내야 할 시기는 코앞까지 왔다. 환경 당국이 이달 안으로 서식지 훼손 보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금개구리가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산란해야 할 시기에 중앙공원 예정지가 지금처럼 건조지역으로 방치되지 않도록 행복청 등을 상대로 환경개선 대책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현재 행정기관이 웅덩이를 만드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금개구리 보호를 위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청과 세종시, LH 등은 시민정원과 녹지 등 논과 습지보다 더 넓은 면적의 휴양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이달 안으론 절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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