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 계열 변경 가능…충북 4년간 특성화고 '이적' 일반고생 243명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고등학교 1학년 때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말을 갈아탈 기회가 있다.
고교 진학 후 진로 적성이 맞지 않는 학생들이 계열 변경을 통해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는 진로변경 전·입학제도에 의해서다.
충북의 경우 1학기와 2학기 말에 신청을 받아 계열을 바꿔준다. 학교별로 정원 대비 결원을 기준으로 전·입학 허가 인원이 산출된다.
모두가 계열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단결석 일수가 5일 이상이거나 '사회봉사'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는 학생은 중도에 계열을 바꿀 수 없다.
전·입학 희망학교는 2개 학교까지 신청할 수 있다. 특성화고로 '이적'을 원하는 학생들은 배정 희망학교의 2개 학과를 지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2개교를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학교·학과별로 신청이 몰리면 중학교 내신성적, 출결 점수, 수상 실적과 자격증 취득에 따른 가산점을 토대로 작성한 순위 명부로 전·입학 대상자를 가린다.
'대학 졸업장'을 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진로를 변경한 학생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3∼2016년 도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진로를 바꾼 학생은 203명이지만,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계열을 바꾼 학생은 243명으로 40명 더 많다.
진로변경 전·입학제도의 무게중심이 특성화고 쪽으로 기운 이유는 뭘까.
기본적으로는 취업 문제와 연결하는 시각이 많다.
힘들게 공부해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쉽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 온갖 스펙을 쌓아도 마땅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보니 기술을 익혀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취업할 수 있는 특성화고로 말을 갈아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화된 취업률 산정 기준에 따른 올해 도내 26개 특성화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40%로 알려졌다. 10명 중 4명은 졸업과 함께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특성화고 근무 경력의 한 장학사는 "정부의 특성화고 배려 정책과 함께 양질의 취업처가 많이 확보되면서 과거보다 특성화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춘 일반고의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해 특성화고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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