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의료인 격상 법 개정 추진에 간호조무사 반발

입력 2017-04-06 09:53  

치과위생사 의료인 격상 법 개정 추진에 간호조무사 반발

치위협 "전문교육 받은 치과위생사, 의료인에 포함해야" 주장

간무협 "간호조무사 입지 약화…치과 구인난 야기"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가 치과위생사를 의료인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 문제를 놓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치위협은 치과 보조인력으로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간무협은 그렇게 될 경우 간호조무사들의 입지 약화로 전국 치과 병·의원에서 구인난이 빚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 간 갈등은 지난해 12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치위협이 공동 주최한 '치과위생사의 의료인화에 관한 의료법 개정 토론회'가 불씨로 작용했다.

간무협은 치위협이 현행법상 의료기사로 분류된 치과위생사를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와 마찬가지로 의료인 범주로 조정하기 위해 일부 국회의원과 지난해부터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치과위생사는 정규 대학교육을 받고 시험을 거쳐 국가 공인 면허증을 취득한 후 치과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의료법이 아닌 의료기사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해당 법에 따라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는 ▲ 치석 등 침착물 제거 ▲ 불소 도포 ▲ 치아 본뜨기 등 9가지로 한정돼 있으며, 주사ㆍ드레싱 등 다른 진료보조 행위를 할 경우 법에 저촉된다.

그러나 치과 현장에서는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실질적인 진료보조 역할을 담당하므로,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를 넓혀 의료인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치위협의 주장이다.

반면 간무협은 치위협의 주장대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 구인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가 지금보다 커지면 간호조무사와 상하 수직적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간호조무사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심지어 퇴사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 현재 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체 1만6천여명의 간호조무사를 대체할만한 인력이 없다는 게 간무협 측 주장이다.

간무협은 또 치과 인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면서 업무 범위 현실화를 주장했다. 즉 치과위생사는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간호조무사는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부 진료행위에 대해서는 벽을 트자는 절충안이다.

간무협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월 기준 전체 치과 1만6천177곳 중 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는 21%(3천418곳), 치과위생사만 근무하는 치과는 33%(5천391곳)로 나타났다.

국내에 개설된 치과 절반 이상(54%)이 현행법에 명시된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무시한 채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종현 간무협 기획이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치과위생사를 의료인으로 포함하는 것보다 두 직역 간 업무 범위를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게 더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간무협 측 주장에 대한 치위협의 판단은 다르다. 치과 진료와 관련해 정규 대학을 나오고 국가 공인 자격시험까지 거친 치과위생사와 그렇지 않은 간호조무사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김은재 치위협 법제이사는 "간호조무사는 치과 분야 전문교육을 받지 않으므로 제대로 된 치과 진료보조를 할 수 없다"며 "더구나 국가가 면허를 부여함으로써 법적 진료 인력이 된 치과위생사 업무를 간호조무사 업무로 분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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