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보수 성향의 뉴스 채널 폭스뉴스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를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빌 오라일리를 매우 잘 안다"면서 "그는 선량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 폭스뉴스와 오라일리가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모두 1천300만 달러(146억6천만 원)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사견이지만 오라일리는 합의를 하지 않아야 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빌이 잘못했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그는 합의 대신 다른 방법들을 동원했어야 했다"고 부연했다.
폭스뉴스는 로저 에일스 전 회장이 성희롱 소송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오라일리까지 성추문이 터지면서 대형 광고주들이 광고 중단을 선언해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됐다.
폭스뉴스는 그러나 오라일리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성희롱 사건을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올해 말까지 1년간 1천800만 달러(약 203억 원)를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잇단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한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전 회장도 변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에일리 전 회장에 대해) 몇몇 여성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데, 나는 에일리 전 회장이 그 여자들을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일리 전 회장의 추문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는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당시 음담패설 영상이 폭로돼 곤욕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NBC 방송 '액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눈 대화에서 "스타가 되면 여자들이 (하고 싶은 짓을 해도) 그냥 내버려 둔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월을 '성폭력 예방의 달'로 선포하고 "성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어린이, 남성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행정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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