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통령 중국 방문중 협상 예상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국이 미얀마에서 10년 넘게 공을 들이고도 현지 주민 반대로 답보상태인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 및 건설 담당 장관들을 대동한 틴 초 미얀마 대통령이 방중 일정에 오르면서, 양측이 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대형 수력발전소 재개를 포기하고 다수의 소형 수력발전소와 항구 개발을 포함한 대체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틴 초 대통령은 이날부터 엿새 일정으로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측 지도자들과 잇따라 접촉할 예정이다.
미얀마 정부는 틴 초 대통령이 중국 지도부의 회담에서 어떤 의제에 대해 논의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중국 방문길에 탄 민트 상무부 장관과 윈 클라잉 건설부 장관, 초 틴 스웨 국가자문역실 장관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틴 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의 가늠자로 인식되는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 재개 문제가 논의될지를 묻는 말에 "정부 위원회가 심사하고 있는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답보상태인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현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초대형 수력발전소 프로젝트 재개를 허용할 수 없게 된 미얀마가 그동안 8억달러(약 9천억원)을 투자한 중국에 대한 보상안으로 다수의 소규모 수력발전소와 항구 건설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중국이 이를 수용하는 선에서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중국과 미얀마가 미트소네 댐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규모가 적은 다수의 발전소와 전략적으로 중요한 항구개발 사업의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양측의 협상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 측 사업자인 국영 윈난국제발전투자(SPICYN) 측이 최근 6개월간은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미트소네 수력발전소는 과거 미얀마 군사정부가 중국과 협력해 카친주(州) 이라와디 강에 건설하기로 했던 대규모 수력발전시설이다.
길이 1천310m, 높이 139.6m의 세계 15위 규모로 설계된 이 발전소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2009년 공사가 시작됐다. 중국은 36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해 6천 메가와트 용량의 댐을 짓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90%를 끌어다 쓴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 출범한 테인 세인 대통령 정부는 그 이듬해 돌연 이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했고, 이를 계기로 중국과 미얀마 간 양국 관계가 소원해졌다.
당시 프로젝트 중단에는 민주화 운동가였던 아웅산 수치의 입김이 적잖이 작용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당시 수치에게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구했고, 수치는 댐 건설이 소수민족 삶의 터전을 빼앗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총선을 통해 미얀마 정권이 바뀌자 프로젝트 재개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난해 8월 미국에 앞서 자국을 방문한 수치에게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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