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반부패를 주제로 하는 대작 드라마가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중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로 부르는 이 드라마는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라는 제목으로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iQIYI)와 한 지방 TV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전체 55개 에피소드 가운데 12개 에피소드가 방영된 지난 5일 현재 2억7천만명이 시청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과 고위 관료의 생활방식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주도하는 반부패 캠페인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의 금기를 깨고 반부패드라마를 황금시간대에 편성했고 부국급(副國級·부총리급) 당 간부를 악당으로 묘사했다.
중국 정부는 2004년이후 부패 등을 주제로한 프로그램 방영을 금지해왔다. 부패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다룰 경우 당이 인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반부패 드라마 방영은 '한개 정당'도 깨끗할 수 있다는 중국 공산당의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래 120만명의 관리를 부패혐의로 처벌했다. 여기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의 측근들과 중앙군사위원회의 2위 서열 2명이 포함됐다.
시 주석은 2015년 9월 미국 시애틀을 방문했을 때 그의 반부패 투쟁은 인민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며 정치적 숙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반부패 투쟁이 권력투쟁이 아니며 '하우스 오브 카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워싱턴 정계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 스캔들 등을 다룬 정치 드라마다.
중국 정치 소설가로 유명한 저우메이선(周梅森)이 집필한 이 드라마는 한 검찰관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부총리급 고관대작의 부정부패를 파헤쳐 심판대에 올린다는 내용이며 중국 매체들은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부패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쳤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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