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추며 '부드러워진' 文…사자후 토하며 '강해진' 安

입력 2017-04-06 14:45   수정 2017-04-06 14:52

몸 낮추며 '부드러워진' 文…사자후 토하며 '강해진' 安

文, 의원들에 고개 숙이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

安, 정치현안에 명료한 발언·달라진 연설 발성으로 '의지'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5·9 대선을 한 달여 앞둔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각 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폐쇄성·배타성 이미지를 벗고 경선에서의 패자 진영을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시(詩)를 인용하는 등 한껏 몸을 낮추는 행보를 하면서 부드러운 면모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는 '독철수(독한 안철수)'라 불리며 강하고 명료한 발언을 이어가는가 하면 연설시 발성을 중저음으로 바꿔 '루이 안(安)스트롱'이란 별명도 얻는 등 기존의 '유약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확정 다음날인 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님들께 바닥에 엎드려 큰절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하며 인사했다.

문 후보는 90도로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머리를 들지 않았으며, 이후 의원들과 인사할 때에도 상체를 굽히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던 경선 후유증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당을 추슬러 선거 태세를 갖추기 위한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대권에 도전하는 심정을 시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더 낮은 곳으로'라는 시를 소개했다.

이 시는 "어찌 보면 물길이 하늘로 치솟는 것 같은, 흘러간 물길이 되돌아올 것도 같은, 아무리 둘러봐도 아늑한 이 광야에, 흘러야 할 높낮이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흘러야 할 낮은 데가 끝끝내 있다고, 낮은 데마다 보아란 듯이 젖은 황사를 채우면서 하늘도 구름도 다 등지고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누런 손자락으로 이 세상을 더듬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후보는 이 시를 적고서 "늘 두려운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남겼다.

이에 비해 안 후보는 연일 정치현안에 대한 명료한 발언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안 후보는 4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를 하지 않겠다.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를 하지 않겠다.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는 하지 않겠다"면서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다"고 말했다.

이는 문 후보가 3일 안 후보와 범보수정당 간의 연대를 가정하고선 안 후보를 '적폐연대 후보'라고 언급한 것을 감안, 범보수 진영과의 연대는 없다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안 후보는 경선 레이스에서 확 달라진 연설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유의 또박또박 말하는 발성과 높은 톤의 목소리를 버리고, 목을 긁는 듯한 중저음의 사자후를 토해 가수 '루이 암스트롱'에 빗댄 '안스트롱' 별명을 얻었다.안 후보는 최근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반박하는가 하면, 문 후보 측의 '보조 타이어' 발언에는 "본인들이 폐타이어라고 자백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기는 등 발언도 강력해졌다.

안 후보는 5일 달라진 연설 목소리에 대해 "자기 자신도 못 바꾸면서 어떻게 나라를 바꾼다고 하겠느냐"며 "그 의지의 표현"이라고 답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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