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충전 스트레스 없고 운전이 재밌다"…볼트 EV

입력 2017-04-06 14:09  

[시승기] "충전 스트레스 없고 운전이 재밌다"…볼트 EV

(파주=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전기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쉐보레 '볼트(Bolt) EV'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83km에 달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단 한 번의 충전으로 가장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거뜬하다.

6일 한국지엠이 개최한 볼트 EV 시승행사에 참석해 일산 킨텍스에서 자유로를 거쳐 파주 헤이리까지 25km 거리를 40분간 직접 달려보니, 볼트 EV는 전기차임에도 '충전 스트레스'가 없는 점이 역시 최대 매력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감탄한 부분은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볼트 EV의 주행 성능이었다.

대개 전기차는 친환경적인 측면과 경제성 때문에 선택을 받지만, 이 차는 달리기 실력과 운전의 재미 등 그 이상의 장점들을 많이 갖추고 있었다. 지난달 사전계약에 들어간 지 두 시간 만에 400대가 '완판'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앞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커다란 두 개의 패널이 눈길을 잡아끈다. 핸들 뒷편의 8인치 클러스터와 앞좌석 중간의 10.2인치 터치식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가 주행 가능 거리 등 꼭 필요한 정보들을 선명하고 속시원하게 보여줬다.





실내 공간은 크루즈보다는 좁겠지만 스파크보다는 훨씬 넓게 느껴질 정도로 잘 뽑았다. 헤드룸도 매우 넉넉했다.

차를 몰고 도로로 나가자 볼트 EV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답게 시원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또 최고 제한속도인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높여도 차량이 매끄럽고 안정감 있게 쭉 뻗어나갔다. 다른 전기차에서 느껴지던 '밋밋한' 주행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볼트는 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모터 등을 탑재해 최고 출력 204마력에 최대 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하는 동안 볼트 EV가 자랑하는 회생 제동 기능을 사용해보니, 매우 유용하고 작동이 쉬웠다. 전기차 특유의 운전 재미까지 느껴졌다.

일반 자동차와 달리 볼트 EV는 감속,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해뒀다가 이를 재사용한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회생제동 장치다.

볼트 EV에는 핸들을 쥔 왼손 안쪽으로 만져지는 패드를 누르면 브레이크를 누르지 않아도 감속력이 생기는 '리젠 온 디멘드(Regen on Demand)' 기능이 있었다.

또 기어를 'D(드라이브)' 아래 'L'로 맞추면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기능이 작동해 페달을 얼마나 밟느냐로 감속, 가속은 물론 정차까지 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가속페달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덕분에 순수하게 내 발로 운전하는 재미가 있었다.

도심에서 길이 막혀 가다서다를 해야 할 때 이 기능을 사용하면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다리가 저리도록 번갈아 밟지 않아도 돼 매우 편리할 것 같다. 회생제동 장치인 만큼 주행가능 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볼트 EV는 엔진 소음이 전혀 없어 저속에서는 주행 중에도 실내가 고요했다. 다만, 고속으로 달릴 때는 풍절음이 좀 느껴졌다.

이 차는 '방전 공포'가 없어서 전기를 잡아먹는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핸들과 좌석 시트 열선 등의 사용에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 같았다.

킨텍스에서 헤이리까지 25km 거리를 달린 뒤 주행가능거리는 388km에서 351km로 37km가 줄어 있었다.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느라 급가속, 급제동을 반복하고 각종 기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시승 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면, 그건 현재 이 차를 사고싶어도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바람에 추가로 GM 본사에서 물량 확보를 하지 못한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볼트 EV는 미국, 캐나다에 이어 한국에 3번째로 출시됐고 유럽에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볼트 EV의 출시 가격은 4천779만원이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국내에선 2천만원대에 살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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