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산호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유해 불가사리의 일종인 '악마불가사리'의 유전정보가 서식 지역이 달라도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악마불가사리의 유전정보가 일치한다는 것은 이 불가사리가 화물선 등의 균형을 잡는 데 쓰이는 평형수를 통한 이동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NHK에 따르면 오키나와(沖繩)대학과 호주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일본과 호주 등지에서 포획한 악마불가사리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결과 98.8%가 일치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생물은 서식하는 지역이 다르면 유전정보도 다른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의 유전정보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악마불가사리가 인위적 요인에 의해 세계 각지로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크기가 30㎝~60㎝인 악마불가사리는 오키나와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산호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가시 표면에는 독이 있어 사람에게도 위험한 생물이다.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의 사토 노리유키 교수는 "사람의 손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이 생기고 있다"면서 "유해생물이 인간에 의해 세계 각지로 퍼지는 일이 없게 실태를 자세히 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유전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 불가사리가 동료들을 불러 모을 때 분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물질을 찾아내는 데도 성공했다.
현재는 악마불가사리를 구제하기 위해 다이버가 잠수해 한마리 한마리 포획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으나 연구팀이 이번에 찾아낸 물질을 이용하면 덫을 놓아 유인해 들이는 등 효율적인 구제법으로 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NHK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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