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시절 망쳤다" 기자 항의에 "내 면전서 그런 말 하다니 용감하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005년부터 8년간 이란 대통령을 지낸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 정치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3년 대통령 퇴임 뒤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이슬람혁명 정신을 계승한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핵협상을 계기로 서방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중도·개혁 성향의 현 정부를 겨냥했다.
이란 보수 진영은 다음달 19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적대적인 대(對)이란 정책의 반사이익을 기대한다.
적성국인 미국의 반이란 정책 기조가 강해진 만큼 이에 맞설 수 있는 보수 정권이 이란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도 대통령 재임 시절 부통령이던 하미드 바거에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재임시 강경한 반미 정책과 내부 통제로 특히 젊은 층에서 인기가 없는 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이란 기자는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에게 "당신이 대통령을 했던 8년간 내 어린 시절이 망가졌다"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내 면전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용감한 기자"라며 "그렇게 용감해진 것이 바로 아마디네자드 정부의 성과"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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