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독립기념일 분쟁도서 방문, 국기 세울 것"…中과 갈등가능성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6일 자국 영유권을 주장해 온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 전부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6일 ABS-CB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재진에 "우리는 남중국해에 대한 관할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미 필리핀군에 (무인도와 암초를) 전부 점령하고 구조물을 세운 뒤 필리핀 국기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들 (남중국해) 섬을 가지려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니 우리도 아직 비어있는 섬들에 가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올해 필리핀 독립기념일(6월 12일)에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티투 섬을 직접 방문해 국기를 게양하겠다는 계획도 풀어놓았다.
티투 섬은 중국이 활주로를 설치하고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인공섬인 수비 암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와 불과 25㎞ 떨어져 있다.
앞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티투 섬에 새로운 항구를 만들고 노후한 기존 활주로를 수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3㎞ 길이의 이 활주로는 손상이 심해 대형 군용기는 이착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 매체들은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시절에도 수리를 위한 예산이 책정됐지만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무산됐다고 전했다.
필리핀이 이를 현실화한다면 중국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10월 중국 방문을 계기로 기존 정권의 친미 외교 기조에서 탈피해 친중 행보를 보여왔지만, 외교기조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는 지난달 말 중국이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수비 암초 등 스프래틀리 제도의 인공섬 3곳에 건설한 군사시설이 거의 완공됐다고 전했다.
AMTI는 중국이 이 인공섬들에 언제라도 전투기 등 군사 장비를 배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