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도 대사 초치 항의…인도 "中 아닌 티베트와 국경 접해"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중국이 분리주의자로 주장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 주를 방문하면서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6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비자이 고칼레 중국 주재 인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달라이 라마의 아루나찰프라데시 주 방문에 항의했다.
인도 대사가 중국 외교부에 초치된 것은 지난 2008년 4월 뉴델리 주재 중국 대사관에 티베트인이 담장을 넘어들어간 일 이후 9년만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가 중국의 우려를 무시하고 달라이 라마의 인도-중국 국경 지대 방문을 고집한 것은 중국의 이익은 물론 양국 관계에 엄중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6일자 사설에서 "인도가 중국과 관계를 훼손하고 공개적인 경쟁구도를 만든다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달라이 라마의 이번 방문을 "무례하고 어설픈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인도보다 몇 배나 되고 인도양까지 군사력이 닿는 데다 인도 주변국과 관계도 좋다"면서 "중국이 인도와 지리 정치적 게임을 벌인다면 인도에 지겠는가"라고 도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도에서도 중국에 대해 점점 강경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초청한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의 페마 칸두 주총리는 "아루나찰프라데시는 티베트와 국경을 공유할 뿐 중국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인도 내 움직임에 관해 인도를 협박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말해 중국의 티베트 통치를 부정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가 자신의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중국의 반응에 관해 "나는 인도에 이용된 적이 없다"면서 "오직 아힘사(비폭력), 카루나(자비)와 같은 인도의 철학을 사람들에게 말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어 "많은 중국인이 인도를 사랑하지만, 일부 편협한 정치인들이 나를 악마로 보는 것처럼 인도를 다르게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중국은 최근 2∼3년간 여러 외교 사안에서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인도가 원자력공급국그룹(NSG)에 가입하려 하자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NSG에 가입할 수 없다며 반대했고 파키스탄 무장 조직 자이시-에-무함마드(JeM)의 지도자 마수드 아즈하르를 국제테러리스트로 지정하자는 인도의 제안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또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과 460억 달러(52조원)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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