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향한 세리머니' 오지환 "선배님과 약속 지켜 만족"

입력 2017-04-06 21:58  

'이병규 향한 세리머니' 오지환 "선배님과 약속 지켜 만족"

"공격형 2번타자 믿어주는 만큼 공격력 선보이고, 알아서 번트도 하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당당하게 다이아몬드를 돌던 오지환(27·LG 트윈스)이 홈 플레이트를 향해 뛰다 손가락 두 개를 폈다.

그의 손가락 끝은 'LG의 전설적인 타자' 이병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 마이크를 잡고 있는 '중계 부스'를 가리켰다.

홈런을 쳐야만 지킬 수 있는 약속. 오지환은 이병규 위원과 약속을 지켰다.

오지환은 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양상문 감독이 "오지환이 고비 때마다 해줬다"고 칭찬할 만큼, 오지환은 돋보였다.

1회말 1사 후 우중월 3루타로 출루해, 박용택의 1루수 옆 내야안타로 홈을 밟은 오지환은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2사 2루에서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때 오지환은 잊지 않고 이병규 위원과 세리머니 약속을 지켰다.

경기 뒤 만난 그는 "이병규 선배님과 '홈런을 치면 중계석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다행히 그 기회가 왔다.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양 감독은 오지환을 '공격형 2번타자'로 쓰기로 했다.

톱타자가 출루해도 오지환에게 번트가 아닌 강공 사인을 자주 내겠다는 의도도 밝혔다.

오지환은 5경기에서 모두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18타수 8안타(타율 0.444), 2홈런, 7타점, 6득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희생번트는 시도하지 않았다.

오지환은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더그아웃에서 강공 사인이 나와도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내가 알아서 번트를 대겠다"며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사실 오지환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문신 문제로 경찰야구단 신체검사에서 탈락하면서 한 시즌을 더 뛰기로 했다.

그는 입대 전 남은 1년을 알차게 보내고자 한다.

오지환은 "올해는 꼭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고 목표를 정했다. 여기에 "내가 생각해도 우리 팀 전력이 강하다. 팬들께 정말 좋은 성적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욕도 자랐다.

LG는 개막 후 5연승을 내달렸다. 오지환도 어느 해보다 상쾌하게 출발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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