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로버트 벤틀리(74) 미국 앨라배마 주 지사가 전직 보좌역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으로 중도 하차할 위기에 처했다.
6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벤틀리 주 지사의 섹스 스캔들을 비롯해 여러 비위 제보를 조사해온 주 하원 법사위 산하 윤리위원회가 4건의 의혹을 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벤틀리 지사는 독직 등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CNN 등은 관측했다.
CNN은 주 의회가 벤틀리 지사에게 계속 현직을 유지하도록 할 것인지, 탄핵할지를 결정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윤리위는 "벤틀리 지사가 선거자금 문제와 윤리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믿을 만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 출신으로 교회 집사이기도 한 벤틀리 주지사는 자신의 보좌역이던 레베카 메이슨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1년 넘게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벤틀리는 메이슨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지만, 두 사람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섹스 스캔들이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급기야 벤틀리는 지난해 50년간 동고동락한 부인 다이앤과 이혼했다.
벤틀리 지사의 탄핵을 주장하는 에드 헨리 의원은 "지사가 행정력을 동원해 자신의 혼외정사를 덮으려 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윤리위 조사결과 벤틀리는 메이슨에게 변호사 비용을 대주기 위해 선거자금에서 9천 달러(약 1천만 원)를 전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벤틀리의 변호사는 "윤리위 조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 이런 혐의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고 (법규를) 위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순 없다"고 말했다.
벤틀리 주지사는 앨라배마 주의 실업률이 5%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12만 달러가 넘는 지사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평소 청렴한 이미지를 유지했으나 이번 스캔들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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