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호크 미사일 60∼70발 공격…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기간 명령
"北문제 논의 앞서 중국에도 메시지"…러시아에 사전 고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향해 미사일 표적 공격으로 응징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밤 지중해 동부해상에 있는 해군 구축함 포터함과 로스함에서 시리아의 공군 비행장을 향해 약 60∼70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공격 시점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 45분이었고 시리아 시간으론 7일 새벽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NBC뉴스는 미군이 시리아 중부의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이라고 전했다.
비행장의 전투기, 활주로, 유류 보급소가 공격 대상이었다.
사상자 규모 등 공격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폭격 후 자신이 공격 명령을 내렸으며 미국이 정의 편에 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 정권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상대로 한 첫 공격이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에서 테러 퇴치를 명목으로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공습을 진행해 왔다.
아울러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내린 군사 행동 명령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예멘 등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이 있었지만, 이는 현지 사령부의 권한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이뤄진 것이다.
이번 공격은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응징하는 차원에서 감행된 것이다.
지난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는 화학무기 살포 공격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주요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반드시 "치명적인 화학무기의 사용을 미리 막고, 저지해야 한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리아의 학살, 유혈사태를 종결하기 위해 문명국들은 (이번 대응공격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시리아 응징은 예고된 사항이었다.
트럼프 정부는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사건을 계기로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아사드가 끔찍한 일을 했다.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로 엄청난 범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아사드가 한 행동들을 볼 때 그가 더는 시리아 국민을 다스릴 역할은 없어 보인다"며 아사드 정권 축출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미국이 최근 시리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놓였지만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다양한 뒷말이 나온다.
AP통신은 "미국의 안보 딜레마인 북핵 문제가 논의될 미·중 정상회담 중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며 이번 공격이 "중국에도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미국과의 관계도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미군 관계자들은 미사일 공격에 앞서 러시아 측에 폭격 계획을 알렸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