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개입 부른 사린가스는 '화학무기 대명사'

입력 2017-04-07 12:21  

미국 군사개입 부른 사린가스는 '화학무기 대명사'

민간인·군인 안가리는 가공할 무색무취 대량살상무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시리아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는 화학무기의 대명사다.

터키는 희생된 시리아 민간인들의 시신을 가져와 부검한 결과 사인이 사린가스 중독이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정부도 사린가스 같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1930년대 독일에서 살충제로 개발된 사린가스는 무색무취로 감지가 어렵고 곧바로 증발해 공기 중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다.

독성은 맹독성 때문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청산가리보다 수십∼수백배나 강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런 독가스가 누출되면 불특정 다수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까닭에 단시간에 많은 사람을 죽이는 대량살상무기로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린가스를 포함한 화학무기의 사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그간 시리아는 국제사회의 많은 우려를 샀다.

시리아는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OPCW)에 가입하지 않고 북한과 함께 버텼으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의 군사개입 경고에 떠밀려 2013년 10월 조인국이 됐다.

사린가스는 인체에 퍼져 신경계에 작용한다.

사람 몸에서 마치 '소등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하는 효소에 영향을 미쳐 분비선과 근육 등 장기 조직이 망가질 때까지 계속 작동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숨쉬기 같은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

사린가스에 노출되면 수초 안에 코가 따갑고 눈물이 나고 침이 흘러내리는 증상을 보이는데 이 역시 사린가스로 신체의 '소등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후 구토와 함께 배뇨와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눈앞이 흐려지고 가슴이 조이는 현상이 이어진다.

노출량이 많을 경우 경련을 일으키며 마비 증세를 겪다 1분~10분 내 사망하게 된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3년에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사린가스 공습을 해 당시 1천429명이 숨졌다.

이때 생존한 한 피해자는 "숨을 쉴 수 없고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눈은 마지 지옥 불처럼 활활 타는데 소리조차 지를 수 없었다. 숨을 쉬려고 가슴을 마구 때렸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마치 누군가가 내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았다"고 당시 고통을 회상했다.

이와 별개로 1995년 일본에서는 옴진리교가 지하철역과 객차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시리아가 지난 4일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 발생한 독가스 사건의 주범이라면 시리아는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사린가스 공습을 저지른 게 된다.

2013년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하고 이듬해 국제기구 감독 하에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했다고 선언한 것도 기만으로 확인된다.

과거 시리아는 세계 최대 화학무기 보유국 중 하나로 지목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시리아는 VX, 사린가스, 겨자가스 등 1천t에 이르는 화학무기를 50개 시설에 나누어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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