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산 공동어시장에 요즘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주요 어종의 위판량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반 토막이 난 때문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전국 연근해 수산물 위판량의 25%가량을 차지한다.
9일 어시장에 따르면 3월까지 위판된 물량은 2만4천93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4천43t과 비교해 43% 줄었다.
참고등어(1만405t)는 21%, 망치고등어(781t)는 33%, 전갱이(814t)는 51% 각각 감소했다.
오징어(198t)는 88%, 갈치(1천444t)는 62%나 줄었다.
이처럼 주요 어종의 물량이 대폭 줄어든 탓에 위판금액이 지난해 776억여원보다 27% 줄어든 563억4천여만원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고등어와 삼치류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보다 물량은 48%, 금액은 35% 각각 줄었다.
대형트롤의 물량과 금액도 각각 41%와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시장 관계자는 "지난해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심하다"며 "어민, 중도매인 등이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며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물량이 줄면 가격이라도 올라야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어려움이 더하다고 덧붙였다.
연근해 어업 불황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4만3천800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줄었다.
고등어(-33.1%), 갈치(-54.2%), 참조기(-85.8%), 삼치(-47.4%), 오징어(-28.7%), 전갱이(-9.8%) 등 주요 어종들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산 관계자들은 한일어업협정 결렬로 어장이 줄어든 데다 장기간 이어진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바다 생태계 파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어민들의 치어 남획으로 인한 자원고갈도 큰 몫을 한다고 일부에선 지적한다.
어시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위판량이 격감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기름값이라도 건져야 한다'며 어린 물고기들까지 마구 잡고보는 어민들의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가 그동안 수산자원 증대를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했으나 별 효과가 없다며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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