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어머, 마크 똑바로 해야지… 렉시처럼 될라"
7일 제주 서귀포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최고참 홍진주(34)는 마크할 때마다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 4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프슨(미국)이 마크한 볼을 다시 내려놓을 때 원래 자리보다 약 2.5㎝ 옮긴 게 드러나 4벌타를 받은 사건 때문이다.
홍진주는 "그동안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그 사건을 보고 '아,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프슨 사건'은 적어도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효과만큼은 분명한 셈이다.
'톰프슨 사건'에 대한 선수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어떤 선수는 벌타가 당연하다고 했고 어떤 선수는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선수는 "그린에서 마크했다가 다시 볼을 내려놓을 때 조금씩 옮기는 경우는 많다"고 밝혔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A선수는 "어떻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있던 자리에 볼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 조금씩 위치가 달라지는 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B선수는 "톰프슨은 운이 나빴을 뿐"이라면서 "톰프슨처럼 볼을 옮겨 놓는 선수는 많다"고 말했다.
동반 선수가 볼을 옮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C선수는 "원래 있던 자리와 너무 동떨어졌거나, 너무 자주 그런다면 '그러지 말라'고 지적하겠지만 한두번 무심코 한 행동이라면 그냥 넘어간다"고 답변했다.
D선수는 "고의로, 습관적으로 그렇게 하면 선수라면 다 안다"고 덧붙였다.
KLPGA투어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정도의 차이를 참작한 판정을 내릴 수는 없다"면서 "톰프슨 사례와 같은 일이 생기다면 규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원칙론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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