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최근 인도에서 주 정부들이 잇달아 농가부채 탕감을 추진하자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7일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파텔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농가부채 탕감 정책은 정직한 신용 문화를 해치고, 앞으로 대출을 받을 사람들이 돈을 갚아야 할 유인을 저해하는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며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농민들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전체적인 정부 차입금이 많아지면 민간 대출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채 탕감 공약은 국가 재정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이를 회피할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민 2억 명으로 인도 29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요기 아디티아나트(여당 인도국민당(BJP) 소속) 주총리는 지난 4일 농민 구제 채권을 발행해 이 자금으로 농민들의 부채 3천640억 루피(6조 4천억 원)를 대신 갚겠다고 발표했다.
이 정책으로 10만 루피(176만 원) 이하의 은행 빚을 진 농민 2천15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주 정부는 추산했다.
앞서 BJP는 지난달 우타르프라데시 주의회 선거 과정에서 농가부채 탕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BJP가 이곳에서 80% 가까운 지지로 승리한 것에는 이 공약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 총리도 최근 우타르프라데시의 농가부채 탕감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장악한 북부 펀자브 주 정부도 농가부채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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