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시리아 공습은 주권국 침공…美-러 관계에 타격"(종합2보)

입력 2017-04-07 19:55   수정 2017-04-07 19:56

푸틴 "美 시리아 공습은 주권국 침공…美-러 관계에 타격"(종합2보)

러 외무부도 비난 성명…"美와 체결 시리아내 비행사고 방지 협정 중단"

러 국방부는 "美 내부정치 원인따른 군사력 과시…시리아 방공시스템 강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을 주권국에 대한 침공으로 비난했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자국 기자들로부터 미국의 시리아 폭격과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 설명을 요청받고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을 억지로 만들어낸 구실 하에 이루어진, 국제법 규정을 위반하는 주권국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는 "시리아군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시리아군이 모든 보유 화학무기를 폐기했다는 사실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의해 확인됐다"면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을 명분으로 내건 미국의 시리아 폭격이 부당함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미국의 공격으로) 이라크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민간인 피해로부터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기 위한 시도라고 본다"면서 "이 행보는 그러잖아도 어려운 상태에 있는 미-러 관계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 행보는 특히 국제테러리즘과의 전쟁이란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를 단결시키기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과 이 전 세계적 악(惡)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 구축에 심각한 장애물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푸틴은 간주한다"고 소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사태가 미국과 영국이 유엔 안보리의 동의없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상황을 연상시킨다"며 비난에 동참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군사행동을 비난했다.

외무부는 "미국이 시리아 이들리브주의 화학무기 사고 상황을 구실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며 "미국은 상황을 분석할 시간도 갖지 않고 국제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는 국가(시리아)에 대한 무력 과시와 군사적 응징 행보를 취했다"고 질책했다.

외무부는 "미국과 다른 나라 군인들이 시리아 정부의 허가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도 없이 이 나라 영토에 머무는 것 자체가 국제법의 난폭하고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이전에는 이러한 행동이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란 과제로 설명이 됐지만 지금은 주권국에 대한 분명한 침공 행동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미국의 행동은 미-러 관계를 더욱 훼손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국제테러리즘과의 단호한 전쟁을 벌여오고 있는 합법적 시리아 정부에 대한 불법적 행동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이어 시리아 정부군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시리아 공군의 이들리브 공습은 반군이 이 지역에서 독극물이 포함된 무기를 생산해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미국의 군사행동은 미국 동맹국들의 행동으로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인도주의적 재앙이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모술 사태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라면서 미국의 공습은 이블리브 화학무기 사고 이전부터 준비됐으며 이블리브 사고는 구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미국의 일방적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 내 군사작전 중 비행 사고 방지와 안전 확보를 위해 미국과 체결한 의정서 효력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유엔 안보리가 현 상황 논의를 위해 비상 회의를 소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도 비난에 가세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의 시리아 폭격은 전적으로 미국 내부의 정치적 원인으로 야기된 군사력 과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민감한 인프라 시설 보호를 위해 시리아군의 방공 시스템을 더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배치한 첨단방공미사일 시스템 S-300과 S-400 등을 시리아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나셴코프는 이어 러시아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지중해상 군함에서 발사한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가운데 시리아 중부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기지까지 날아온 것은 23발뿐이라며 시리아군이 나머지 36발의 추락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군 폭격 피해와 관련 "시리아 공군기지 사령부 보고에 따르면 시리아군인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6명이 화재 진압 과정에서 화상을 입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7일 새벽(시리아 시간)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겨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지중해 동부 해상에 있는 2척의 미 해군 구축함에서 발사됐으며,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으로 추정되는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 타격 목표가 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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