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장시호·김종 재판에 증인 출석…'강요 피해' 증언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채새롬 기자 =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삼성의 후원은 "BH(청와대) 관심사였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매제인 김 사장은 또 영재센터 후원 과정에서 이 부회장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의 관심사항이어서 부담을 느껴 후원했다는 취지로, 이날 같은 법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받는 이 부회장 주장에 힘을 싣는 증언이다.
김 사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신문 일정을 미뤄왔다.
김 사장은 "2015년 8월 20일 김종 차관을 만나 영재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종이 어린이 빙상 프로그램, 동계센터 얘기를 하면서 'BH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김 사장은 'BH'의 존재와 관련해선 "정확히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BH라고 하면 중요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영재센터에 대해 얘기를 듣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봤더니 이규혁(당시 영재센터 전무)을 만나면 잘 알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가볍게 듣고 흘릴 얘기가 아니라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증언했다.
다만 김 사장은 "(김종 차관이) 명시적으로 후원을 요청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김 전 차관 측은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해 7월 25일 이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지시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증인과 김종 차관이 만난 시점엔 이미 이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이 다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던 상황으로, 다 결정돼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또 "이 부회장이 영재센터 지원 지시를 받고 당연히 증인을 만나 상의했을 거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저는 모르는 일"이라거나 "이재용 부회장에게 들은 게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16억원 규모면 이 부회장 선에서 결정하는가", "적어도 삼성 수뇌부에서 정하거나 그룹 수뇌부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질문을 던졌다.
김 사장은 "그건 잘 모르겠다. 건별로 어떤 식으로 결정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사장은 변호인이 "김종 차관으로부터 강압을 받아서 영재센터 지원을 한 게 아니라 대통령과 이재용의 독대 결과이거나 이재용의 지시에 따른 것이지 않으냐"고 재차 묻자 "이 부회장에게서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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