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없어 '텅텅'…AI 피해 642개 농장 입식 '전무'

입력 2017-04-11 06:00  

병아리 없어 '텅텅'…AI 피해 642개 농장 입식 '전무'

AI 살처분 산란계에 집중…공급 부족 병아리 확보 못 해 발만 '동동'

미국·유럽서 AI 발생, 수입도 어려워…'7천원 계란' 연말까지 불가피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지난 1월 1만원 가까이 올랐던 30개들이 계란 한판의 가격은 이달 현재 7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30개들이 특란 중품의 평균 소매가는 7천509원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터지기 1년 전 5천171원과 비교하면 45.2%(2천338원)나 비싸지만, 정점을 찍었던 지난 1월 12일 9천543원에 비해서는 21.3%(2천34원) 떨어진 것이다.

9천원대에 머무르던 계란 한판 가격은 계란 수입의 영향으로 지난 1월 25일 8천원대로 떨어졌고 16일 만인 2월 10일 7천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2개월이 다 되도록 6천원대로 떨어질 기미는 엿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14일 7천251원까지 떨어졌던 가격은 지난 5일 7천509원까지 올랐다가 7일 7천489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하락세를 유지하지 못한 채 10일 다시 7천509원으로 오르는 등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AI가 수그러들었는데도 계란 가격이 7천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산란계 농장이 원상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축산당국의 분석이다.

작년 11월 중순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10일까지 가금류 3천787만 마리가 살처분됐는데, 이 가운데 닭이 83.3%(3천154만 마리)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육계나 육계종계, 토종닭은 592만 마리에 그쳤고 대부분 피해가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에 집중됐다.

산란계 전체의 36%에 달하는 2천518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부화시켜 산란용 닭으로 키울 알을 낳는 산란종계는 전체의 51.5%인 43만7천마리가 매몰됐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면서 AI가 잦아들고 있지만 작년 11월 중순 이후 5개월간 이어진 살처분 탓에 산란용 병아리 공급 시스템이 거의 붕괴되다시피했고, 아직 복원되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AI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 AI로 피해를 본 642개 농장 가운데 병아리나 닭을 다시 들여와 키우는 재입식 농가는 단 한 곳도 없다.

재입식을 하려면 닭을 3주일간 키우며 AI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입식시험을 한 뒤 분변·채혈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재입식 기준 탓에 축산방역당국의 입식시험 승인을 받은 농가는 전국적으로 10여곳에 불과하다.

AI예방통제센터 관계자는 "재입식을 하려면 외부 출입을 차단할 울타리, 축사로 들어가기 전 소독을 하거나 방역복을 갈아입는 전실, 야생조류 침입을 막을 그물망 등을 갖춰야 하는데, 이런 기준을 만족하는 농장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령 이런 기준을 충족, 입식시험을 통과한다고 해서 입식할 병아리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이동제한 해제 등 AI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산란계 농장이 입식할 병아리를 구하지 못해 난리"라며 "병아리를 키워야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데 병아리가 없으니 계란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 수급 체계가 정상화되려면 산란종계 농장과 산란계 농장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원종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부화해 알을 낳는 산란종계로 크려면 21주가 걸린다. 그 닭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산란계로 성장해 계란을 생산하는 데도 같은 기간이 필요하다.

AI가 확산하지 않는 상황에서 갓 부화한 병아리가 아니라 중병아리를 입식하더라도 8∼9개월이 돼야 완전한 계란 수급 안정화가 이뤄진다.

물론 어느 정도 자란 산란종계나 산란계를 수입한다면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2∼3월 미국과 유럽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이 역시 어렵게 됐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계란값이 5천∼6천원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란계 농장이 정상 가동돼야 한다"며 "산란계 병아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계란값 안정화는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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