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딸아이의 아빠를 찾으러 외교부로 갑니다. 최선의 노력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면 얼마나 비참할지…간곡히 부탁합니다."
지난달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초대형 광탄선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실종된 일등 항해사 박성백(39)씨의 부인 김선아(37)씨는 7일 오후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KTX 안에서 이 같은 글을 SNS에 올렸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 한국인 선원 8명의 가족 40여 명은 이날 대책본부인 폴라리스쉬핑' 부산 해사본부를 떠나 외교부를 찾아갔다.
정부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아들, 아빠를 찾아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부산에서는 사고해역의 수색상황이 제때 전달되지 못하자 외교부에 선원 가족들이 직접 수색 정보를 알 수 있는 비상 상황실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가족들은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된 것 외에는 일주일째 선박 부유물조차 발견되지 않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특히 가족들은 침몰 사고 후 선사가 12시간이나 늦게 정부에 보고해 초동 대처에 실패한 점, 사고 초기 집중적으로 수색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분노하고 있다.
길이 311.29m, 선폭 58m, 적재 중량 26만6천151t의 스텔라데이지호가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갑작스럽게 침몰한 원인도 미스터리다.
당시 기상이 나쁘지 않았고 스텔라데이지호가 사고 30분 전 선사에 보낸 눈(Noon) 리포트에서도 특이 사항이 없었다.
선원 가족들은 25년 된 스텔라데이지호가 평소에도 고장이 잦았을 정도로 선체가 노후화돼 침몰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와 해운업계에서는 선박의 무리한 개조, 잘못된 적재 방법이나 선체 피로도에 의한 균열 등 선체 결함이 침몰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선사 측은 스텔라데이지호가 노후했지만 각종 선박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고해역의 수심이 약 3천700m이기 때문에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를 인양해 침몰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색·구조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해경과 검찰,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등이 수사·조사에 나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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