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연민 이가원 시선 =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국학자 연민(淵民) 이가원(1917∼2000)의 시선집. 청년 시절부터 1990년대까지 지은 한시 57수를 엮었다.
퇴계 이황의 후손인 이가원은 평생 한자로 시를 짓고 편지를 썼다. 선생의 한시는 퇴계의 문학관인 온유돈후(溫柔敦厚·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인정이 두터움)를 따랐지만, 한쪽에는 군부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이 서려 있다.
미국 하와이나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하며 그 정취를 한시에 담기도 했다. 작품들을 우리말로 풀어 엮은 허경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연민 선생이야말로 전통과 현대를 아울러 갖춘 처음이자 마지막 세대의 선비"라고 했다.
"百萬健兒獅子吼 可燐全李呵如狗. 延禧宮裏月黃昏 玉帳悲歌杯在手. (백만 건아의 사자같은 울부짖음이 가련한 전두환 이순자를 개처럼 꾸짖네. 연희궁 속에 달빛 황혼 찾아들자 휘장 속에서 슬픈 노래 부르며 술잔을 잡네.)"
보고사. 160쪽. 1만원.
▲ 홍계월전 = 조선시대 대표적 여성 영웅소설. 조광국 아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새롭게 번역했다.
명나라 때 홍무의 외동딸로 태어난 홍계월은 남자 행세를 하며 과거에 응시해 장원으로 급제한다. 전쟁터에서도 용맹을 떨친다. 여성임이 밝혀지지만 천자는 벼슬을 거두지 않는다. 나라가 다시 곤경에 처하자 홍계월은 다시 전쟁터로 나가 승리를 거둔다.
소설에서 아버지와 스승은 물론 천자와 신하들까지 모두 비범한 여성영웅 홍계월의 편에 선다. 조 교수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남자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계월을 대하면 마음속이 시원해진다"고 썼다.
"충효를 겸비해 반역의 무리를 소탕하고 나라와 조정을 안전하게 지킨 것은 다 그대의 바다와 같이 넓은 덕이라. 짐이 어찌 여자라고 탓하겠는가? 유지와 인수를 도로 보내니 털끝만큼도 염려하지 말고 그대는 충성을 다해 짐을 도와 나라의 은혜를 갚으라."
문학동네. 20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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