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군 비행장 폭격 2시간 전 러시아에 통보"(종합)

입력 2017-04-07 23:42  

"美 시리아군 비행장 폭격 2시간 전 러시아에 통보"(종합)

美 국방부 주장 크렘린궁 확인…정상 가동 공군기 대부분 대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은 시리아군 비행장 폭격 2시간 전에 러시아에 폭격 정보를 미리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와의 정보 교환 채널을 통해 시리아 폭격 정보를 우리 측에 미리 알려왔다"며 미 국방부 측의 발표를 확인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은 폭격 대상이 된 시리아 중부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에 배치돼 있던 전투기들을 상당정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현지 공습작전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러시아 공군은 샤이라트 비행장을 동부 지역 작전을 위한 기착 기지로 활용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군 폭격 당시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에도 러시아 군인과 전투기들이 있었으나 폭격으로 피해를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자국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샤이라트 비행장 폭격 사상자 가운데 러시아인은 없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시리아 폭격에 앞서 러시아 측에 관련 사실을 미리 알렸고 러시아군이 있을 수 있는 구역에는 폭격을 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도 영국 정부가 미국의 시리아 공격 준비과정에서 다양한 수준에서 긴밀한 접촉을 가졌다며 러시아군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아주 치밀하게 준비가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미군 폭격 결과 샤이라트 비행장 수리 격납고에 대기 중이던 6대의 미그(MiG)-23 다목적 전투기, 레이더 기지, 자재 창고, 식당 등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폭격 후 비행장을 방문한 러시아 군사전문기자는 격납고에 있던 9대의 전투기가 불탔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정상 가동 전투기들은 미리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7일 새벽(시리아 시간)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겨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지중해 동부 해상에 있는 2척의 미 해군 구축함에서 발사됐으며,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으로 추정되는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 타격 목표가 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미군 폭격으로 시리아군 장교를 포함해 군인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비행장 인근의 민간인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은 미군 폭격으로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 15대 이상이 파괴됐으며 격납고와 연료 저장고 등 비행장 인프라도 심하게 파괴됐다고 전했다.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가 정기 임무 수행을 위해 이날 지중해에 진입해 러시아 해군 물자기술지원기지가 있는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군사외교 소식통이 타스 통신에 전했다.

호위함은 현지에 한 달 이상 체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위함의 지중해 파견이 앞서 이루어진 미군의 시리아 폭격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4천t급으로 순항미사일 '칼리브르'와 각종 대함미사일, 어뢰 등으로 무장한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함은 특히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상대에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함은 지난해 11월에도 시리아 인근 지중해에 파견돼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뒤이어 지난달에도 약 한 달간 지중해에 파견됐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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