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거리에서 40만원 짜리 전기자전거도 목격"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최근 북한을 방문한 유럽의 경제학자가 북한에서 중산층의 소비활동이 증가하면 체제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동아시아경제사회학과의 루디거 프랑크 박사는 RFA에 지난 2월 평양의 대형 마트인 광복지구상업중심을 찾았다며 이 마트에서는 적어도 25가지 종류의 소주와 10종류 이상의 치약 등이 팔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크 박사는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 판매되는 많은 상품이 북한산이지만 대부분 중국과의 합작회사에서 제조된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의 소비자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마트에는 바나나, 멜론, 오렌지, 배, 사과와 같은 다양한 과일과 중국에서 생산된 독일제 지멘스 세탁기, 여러 가지 냉장고와 평면TV, 컴퓨터 등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었다며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가 구매할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경제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프랑크 박사는 이 같은 물건의 풍요로움은 북한에서 중산층의 확산을 가져오고 결국은 북한 체제가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크 박사는 평양의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자전거가 있었다며, 일반 자전거의 4배 가격인 350달러(약 40만원)짜리 북한산(또는 중국산) 전기자전거였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크 박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식량을 조달하고 생활 수준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북제재 강화로 시장에서 판매할 물건이 없어진다면 시장경제를 약화시켜 주민을 국가의 통제 속으로 돌려보내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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