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 이정은(21)이 생애 첫 정상에 바짝 다가섰다.
이정은은 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전날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던 이정은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플레이 끝에 김자영(26)을 2타차로 따돌리고 이틀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정은은 "작년에는 신인왕을 목표로 삼았기에 컷 탈락을 피하려고 안전한 플레이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우승이 목표라 공격적으로 경기한다"면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는 처음이지만 기죽지 않고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은은 "대단한 선배들이 추격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2타차 2위에 자리 잡은 김자영은 2012년 3승을 쓸어담으며 한때 최고의 자리를 넘보던 선수.
2013년부터 슬럼프를 겪은 김자영은 올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5타씩 줄이는 안정된 경기력을 뽐내며 4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린다.
김자영은 "그동안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이 너무 나빠져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3개월 동안 동계훈련에서 준비를 잘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면서 "내일은 실수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정은과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이소영(20)도 이날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 3타차 3위(9언더파 135타)로 따라붙었다.
지난해 우승까지 하고도 이정은에 신인왕을 내준 이소영은 "겨울 동안에 쇼트게임에 투자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작년 이곳에서 열린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원(24)은 무려 7타를 줄여 이소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같은 코스에서 두 번째 우승을 겨냥했다.
박성원은 "우승했던 코스라 자신이 있었는데 오늘 7언더파를 몰아쳐 기분이 좋다"면서 "내일은 마음을 비워놓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정은에 4타 뒤진 공동 5위(8언더파 136타) 그룹도 경계 대상이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자이자 롯데 골프단 간판 김효주(22)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여자오픈 챔피언 장하나(25), 2015년 상금랭킹 3위 조윤지(26),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상금랭킹 2위에 오른 허윤경(27), 그리고 2015년 이 대회 우승자 김보경(31)이 공동 4위에 포진했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새색시 허윤경은 겨울 훈련이 부족했다면서도 1, 2라운드 연속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첫 대회 SGF67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김해림(28)은 3타를 줄여 7언더파 137타로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려냈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컷 탈락 우려를 샀던 작년 우승자 장수연(23)은 7타를 줄여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이날도 경기는 안개로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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