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못다 한 꿈 이뤄주길" KAIST 교수 부인 1억 기부

입력 2017-04-09 11:33  

"남편이 못다 한 꿈 이뤄주길" KAIST 교수 부인 1억 기부

사고로 숨진 신중훈 교수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대표 과학자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지난해 9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故 신중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부인이 학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


9일 KAIST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대전 본원 본관(E-14)에서 신성철 총장, 나노과학기술대학원·물리학과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중훈 장학기금 약정식'이 열렸다.

부인 홍영은 여사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KAIST는 기부자 뜻에 따라 내년부터 나노과학기술대학원과 물리학과 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홍 여사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대표적인 과학자인 남편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길 바란다"며 "고인 모교인 하버드 대학과 캘리포니아 공대 등에도 신중훈 장학기금 취지를 알리고, 7월부터 모금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성철 총장은 "평생 연구와 교육에 헌신하다 가신 신 교수와 KAIST에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신 유가족께 감사드린다"며 "기부자 기대를 학교 발전 동력으로 삼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9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신 교수는 1989년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도 석·박사 통합학위를 4년 만에 받았다.

1996년에는 불과 27세의 나이에 국내 대학 최연소 교수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에 임용됐다.

2004년 희토류 원소가 도핑된 나노결정 실리콘 박막을 제작하고 이에 대한 성질 현상을 연구해 광대역 통신·정보 소자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한 연구 업적으로 '제8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다.

또 나노기술로 우수한 광(光) 성질을 실리콘 반도체에 도입해 현 반도체 기술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연구를 통해 '펠로우십 어워드'(2005), 대통령 표창(2006), KAIST 공적상(2009), KAIST 연구상(2011) 등 다수 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생체를 모방한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어 학계 주목을 받았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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