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정체성 밝혀야…安 국정운영 능력 보여주는 게 우선 토론은 그 다음"
"직위 고하 막론하고 출신과 지역에 대한 차별 없는 탕평인사 추진"
집권후 먼저 방문할 나라 묻자 "우리외교 근간이 한미동맹임은 다 알잖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이상헌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9일 아들 취업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는 것을 두고 "털어도 털어도 다른 흠이 발견되지 않으니 1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홍익대 앞 한 카페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자신을 '무능한 상속자'라고 주장하며 '자수성가하는 사람이 잘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데 대해선 "안 후보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분이고 저는 흙수저의 아픔을 공감하며 살아왔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문 후보와의 일문일답.
-- 압도적 1위를 달리다가 안 후보와 양강구도가 됐는데.
▲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촛불민심과 정권을 연장하려는 부패기득권 세력의 대결이다. 저는 촛불민심을 대표하는 후보라고 본다. 안 후보는 정권을 연장하려는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은 후보다. 시간이 가면 이런 구도에 따라 판세가 정리될 것이다. 저는 더 절실하게 일자리와 민생 등 가치와 정책으로 국민만 보고 가겠다. 상식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새로운 대한민국, 금수저·흙수저 없는 공정한 나라의 비전을 보여드리겠다.
-- 안 후보는 자신을 '적폐연대'라고 한 문 후보 측의 비판을 '대국민 선전포고 아니냐'고 반박했는데.
▲ 안 후보가 부패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고 국민이 아는 바 아닌가.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제게 '반문재인'이라고도 외친다. 국민의당도 그런 (적폐) 세력과 함께할 수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
-- 안 후보는 문 후보를 '무능한 상속자'라고 규정하면서 '자수성가하는 사람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 안 후보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고 저는 흙수저의 아픔을 공감하며 살아왔다. 국민이 다 아시리라 본다.
-- '네거티브 뒤에 숨지 말고 일대일 토론에 응하라'는 안 후보의 제안에 응하실 생각인가.
▲ '반문재인'으로 날밤을 새워 별명이 '문모닝당'인 국민의당이 네거티브를 비판할 자격이 있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문모닝연대'를 한다. 저는 4년 내내 공격받았지만 인내했다. 도덕성과 자질, 정책 검증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흑색선전, 색깔론이나 지역주의 조장 같은 구태정치는 있어선 안 된다. 제게 과도한 검증을 요구하며 다른 후보의 명백한 불법이나 의혹에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은 불공정하다. 안 후보는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야 한다. (안 후보는) 박지원 대표의 아바타 같다고 느낀다. 안 후보는 국정경험이 없는 데다 국민의당은 40석뿐이다. 인수위 없이 국정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먼저 보여주는 게 우선이고 토론은 그다음 문제다. 누가 진정한 정권교체 후보인지 토론으로 확인될 것이다. 어떤 방식의 토론이든 환영한다.
--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은폐 논란이 계속 거론된다. 직접 해명하라는 요구도 있는데.
▲ 10년간 고장난 라디오처럼 되풀이됐다. 고용정보원은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저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2007년 국감을 시작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확인됐는데 더 명쾌한 해명이 있나. 노 전 대통령의 사돈 건도 그의 사생활은 동향 파악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민정수석실의 관심 사항은 아니다. 2006년에 피해자가 이의제기한 뒤 사돈이라는 지위가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보고 엄정하게 처리했다.
-- 충분히 해명됐는데 상대 진영이 정치공세를 한다는 뜻인가.
▲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 털어도 털어도 다른 흠이 발견되지 않으니 1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정권을 인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선이다. 총리로 염두에 두는 인물이 있나.
▲ 총리는 대탕평, 국민통합이라는 기조 속에 선택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 호남 출신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나.
▲ 호남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인사차별의 최대 피해자다. 그런 불이익이 반복되지 않게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출신과 지역에 대한 차별을 없애 탕평인사를 추진하겠다. '인사추천 실명제' 등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 당선 직후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함께 국정을 챙길 계획인가.
▲ 국민의 요구를 제일 원칙으로 삼겠다. 국회의 협조도 필요하다. 여야를 넘어 소통하며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겠다.
-- 보수와 진보의 통합을 강조하며 보수인사를 대거 영입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상대방 진영에 있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유능하다면 내각에 참여하게 할 구상이 있나.
▲ 우리 당이나 저와 함께하지 않은 분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신망을 갖춘 분이라면 언제든지 발탁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 단독으로 국정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집권 후 대연정을 할 생각이 있나. 아니면 다른 구상이 있나.
▲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잘해낼 것이라 믿는다. 국민이 동의하는 개혁과제와 민생현안을 푸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있나. 대통령이 여야정협의체를 상설화해 여야 소통에 앞장서겠다.
--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할 것인가.
▲ 2018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 정부조직 구상은.
▲ 5년마다 정권교체와 함께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국회와 충분히 논의하겠다. 인수위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다. 국정 안정이 우선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바뀌어도 지속할 정부조직을 만드는 게 중요하게 고려될 또 다른 원칙이다.
-- 문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정체된 것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의 가치나 정책까지도 아울러서 큰 의미의 하나가 됐다. 그런 만큼 그 분들을 지지한 분들도 함께 해주시리라 믿고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 국민통합, 당내 통합을 강조하셨지만,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이언주 의원이 탈당하는 등 다른 인사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 대의를 위해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다른 야심이나 정치적 계산이 있는 분들이 이런저런 선택을 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권교체가 절박한 만큼 우리 당 전체가 정권교체라는 대의로 뭉칠 수 있게 하겠다.
-- 선대위 구성에 잡음이 나온다는 얘기도 들린다. 추미애 대표와 충분히 협의했나.
▲ 당 중심의 선거를 공언해서 당이 각 경선후보 캠프와 협의해 선대위를 구성하게 맡겨드렸다. 충분히 협의하지 못한 부분은 조정하면 된다. 큰 원칙이 잘 잡혔기 때문에 당 대표가 중심이 돼 포용하면서 '대통합 선대위'로 출범하리라 믿는다.
-- 안 후보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가간 합의를 대통령이 넘겨받을 책임이 있다'고 했다. 문 후보는 사드 문제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진 게 없나.
▲ 한일 위안부 합의도 국가간 합의니 양국 발표대로 다 끝난 문제라고, 불가역적으로 종결된 문제라고 봐야 하나. 안 후보는 한미가 사드배치를 합의한 후 '절차상 잘못됐다'라고 말했다가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 정권연장을 꾀하는 세력의 지지를 받으려고 정략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사드 문제에 대한 문 후보의 입장은.
▲ 중국과의 경제 문제가 심각하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사드는 북핵을 근원적으로 폐기하는 방안이 아니다. 이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겨주면 북핵을 우선 동결하고 미국·중국과 협의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노력을 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알박기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다음 정부의 외교적 운신 폭을 좁히는 태도다.
-- 대통령이 되면 어느 나라부터 방문하겠나.
▲ 전통적 우방인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일본·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증진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아세안 국가와의 외교도 다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 기조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한다는 사실은 다들 아는 바 아닌가.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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