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공시 반복 코스닥기업에 추가 벌점 준다

입력 2017-04-10 06:05   수정 2017-04-10 11:20

불성실공시 반복 코스닥기업에 추가 벌점 준다

고의반복시 벌점 1점당 제재금 1천만원으로 대폭 올려

김재준 코스닥위원장 "시장신뢰 저해기업 특별관리"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코스닥 등록기업이 일 년에 두 차례 이상 불성실공시를 하는 등 일정 기간 안에 반복적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별도의 벌점이 추가로 부과된다.

또 불성실공시와 관련해 제재금을 내야 하는 누적 벌점 기준선이 낮아지고 고의성 불성실공시를 되풀이하는 상장사에는 벌점 1점당 제재금을 기존의 두 배가 넘는 1천만 원까지 올린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불성실공시법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코스닥본부가 이번에 새로 도입한 불성실공시법인 제재 규정은 앞서 지난해 9월 한미약품[128940] 공시 지연 사태로 마련된 제재금 상한 5배 상향(유가증권시장 2억원→10억원, 코스닥 1억원→5억원)에 이어 마련한 후속 조치다.

먼저 코스닥 상장사가 불성실공시 행위를 단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하면 해당 사안에 대해 상장공시위원회가 결정한 벌점과 별도로 가중 벌점이 주어진다.

불성실공시가 한 달에 두 차례 혹은 일 년에 세 차례 반복되면 벌점 2점씩, 일 년에 두 차례는 벌점 1점이 추가로 부과된다.

또 제재금 규정을 강화해 제재금을 부과하는 누적 벌점 기준선을 10점 이상에서 8점 이상으로 낮췄다.

이전에는 코스닥 상장사가 불성실공시 벌점을 8점까지 쌓아도 제재금 부담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벌점 1점당 400만원씩 모두 3천200만원의 제재금을 내야 한다.

고의성 불성실공시를 상습적으로 하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규정도 마련됐다.

1년에 세차래 이상 고의로 불성실공시를 할 경우 세 번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시 제재금을 벌점 1점당 1천만원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세 차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누적 벌점이 8점이 된 코스닥 상장사는 일반적으로는 벌점 1점당 400만원의 제재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상장공시위원회 심의에서 세 차례 모두 고의성이 있다고 볼 경우 1점당 1천만원씩 모두 8천만원의 제재금을 내야 한다.

이원일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은 "불성실공시가 단기간에 재발하는 경우 벌점을 가중 부과해 추가 발생을 억제하도록 했다. 또 제재금 부과 기준도 기존의 누적 벌점 10점으로는 제재 효과가 약하다고 판단해 8점 이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고의 상습 불성실공시법인에 대해 신설한 벌점 1점당 1천만원 제재금 규정은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회사는 일벌백계하자는 차원에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본부는 상장사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유가증권시장의 대기업에 비해 공시 관련 내부 시스템이나 정보가 미비하다는 점을 고려, 불성실공시 추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분기별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들의 공시 책임자를 모아 불성실공시 방지 방안을 교육하고 불성실공시 사례를 취합한 사례집을 만들어 전체 상장사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는 코스닥상장사의 불성실공시 지정 건수가 최근 계속해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불성실공시 지정 건수는 2014년 48건에서 2015년 53건, 지난해 7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는 26건이 발생해 작년 동기의 18건보다 늘어났다.

이는 2015년 9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제공' 공시 규정이 신설되면서 이와 관련한 공시불이행·번복 사례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원양자원[900050] 같은 허위공시 사례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해 4월부터 일부 조업 선박이 파업에 들어가고 대여금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다는 등의 악재성 내용을 잇따라 공시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나 3건의 공시위반에 대해 벌점 30점에 제재금 2억원을 부과받았다.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최근 불성실공시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시장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기업은 특별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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