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대통령중심제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열린 초대형 집회에 참석해 개헌 찬성투표를 촉구했다.
9일 터키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헌 국민투표 일을 일주일 앞둔 전날 이스탄불 예니카피 구역의 한 광장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친정부 성향의 '예스' 운동 조직이 개최한 이 집회에는 터키 시민 수만명이 참석했다.
헬기를 타고 광장에 도착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는 16일 국민투표 때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터키에 더 큰 안정과 힘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위대한 터키를 원하는가" "당신은 안정을 바란다고 말하길 원하는가"라고 묻고는 투표 당일 "찬성표를 던져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집회 참가자들은 터키 국기를 흔들며 "찬성"이라고 외쳤다.
에르도안은 또 개헌 반대 지지자들이 다리와 터널 건설과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통해 터키를 변화시키려는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며 개헌 반대파들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오랜 정적인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과 쿠르드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이 개헌 반대를 원한다는 발언도 했다.
아울러 그는 개헌이 이뤄지고 사형제가 의회를 통과하면 "그 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개헌안은 터키의 정치권력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또 개헌안이 통과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장 2029년까지 집권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찬성파는 개헌이 이뤄지면 터키 정치체계가 미국처럼 더욱 효율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개헌 반대파는 대통령 중심 통치로 인해 정권 견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터키 내 개헌 찬반 여론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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