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국방 대세론 선봉…'국군 문민통제 상징'으로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스페인에서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카르멘 차콘이 9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향년 46세.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은 아직 정확한 사인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차콘 전 장관이 몇 년 간 심장 질환을 앓아 왔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사회노동당(이하 사회당) 소속의 차콘은 호세 루이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 재임 시절인 2008년∼2011년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군 경력이 없는 정치인 출신으로서 국방 최고 관료로 왕성히 활동하는 모습이 세계인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의 업무를 다룬 사진은 국민을 대표하는 민간인이 군을 통치한다는 문민통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됐다.
차콘 전 장관은 국방장관 직을 수락할 당시 임신 7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해외 파병군을 사열하는 등의 인상적 활동상을 남겼다.
그가 출산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는 내무장관이 잠시 자리를 대행했다.
복귀 뒤에는 아예 유치원이 있는 국방부 안에서 생활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1년 사파테로 총리가 선거에 패배해 물러나자 사회당 당수에 도전했으나 간발의 차로 패배했다. 2014년∼2016년에는 당내 국제관계 비서관을 역임했다.
사회당은 트위터를 통해 "차콘 전 장관의 때 이른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사회당원이 애통하고 무기력한 마음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적었다.
지구촌에서는 차콘 전 장관 이후로 유럽을 필두로 여성이 국방부 수장직을 맡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제닌 헤니스플라스하르트 국방장관이 2012년 이래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고 노르웨이의 이네 마리 에릭센 쇠레이데 국방장관도 역시 여성인 안네 그레테 스트룀 에릭센 국방장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리를 4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교사 출신의 여성 국방장관 로베르타 피노티가 있다.
알바니아(미미 코델리)와 슬로베니아(안드레야 카티치)도 여성이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나라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작년부터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가 현 도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방위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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