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국가비상사태' 이집트 관광·성지순례 가도되나

입력 2017-04-10 09:32   수정 2017-04-10 09:35

'테러 국가비상사태' 이집트 관광·성지순례 가도되나

이스라엘 시나이 철수령…미 "테러조직 우글우글" 자제권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관광대국 이집트에서 민간인들이 대거 숨지는 대형테러가 또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집트 나일델타 가르비야 주의 주도 탄타에 있는 콥트교회에서 폭발물 테러로 참사가 불거지자 이웃나라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AP,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대한 새 여행경보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즉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이집트 시나이 산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산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의 성지순례 수요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대테러 부서는 이집트 여행경보가 가장 높은 수준인 1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테러 위험을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시나이 반도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이집트 육군이 교전한 뒤 1단계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집트의 자생적 기독교 종파인 콥트교를 표적으로 삼아 탄타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는 종교전쟁 구도에 눈독을 들이는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이슬람 시아파나 비이슬람 신자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 민간인을 대상으로 삼는 소프트타깃 테러도 일삼는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이집트 내 극단주의자들의 왕성한 활동을 우려해 작년 12월 자국민들에게 여행을 자제하라는 여행경보를 내린 바 있다.

국무부는 "이집트는 IS를 비롯해 수많은 극단주의 조직들이 공작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2년 동안 이집트 정부군, 치안 병력, 관광지를 비롯한 공공장소, 민간항공, 공공 교통수단, 외교공관 등이 테러 표적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국무부는 테러가 카이로와 나일 계곡의 서쪽에 있는 한적한 사막, 관광객들이 찾는 오아시스 마을들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특히 가자 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동부 시나이 반도에서 테러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국무부는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경찰, 군, 정부 관리들을 표적으로 삼지만 공격 때 민간인 사상자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기자 피라미드로 가는 대로에서 폭탄테러로 경찰관 6명이 사망한 데 이어 카이로 콥트교회 근처의 자살폭탄 테러로 민간인 수십명이 숨졌다.

이집트 정부는 테러를 막기 위해 휴양지나 문화유적에 중무장한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시나이 반도 남부에 있는 샤름 엘-셰이크,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룩소르, 아스완, 아부심벨 등에 있는 문화유적 등이 이같이 치안이 강화된 지역이다.

국무부는 극단주의 테러집단뿐만 아니라 이집트에서 예고 없이 불거져 경찰 등 공권력과 충돌을 빚는 시위도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최소 47명을 숨지게 한 테러가 발생하자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발효하면 이집트 정부는 테러 수사를 명목으로 법원 영장 없이 인신을 구속하거나 가택을 수색할 권한을 얻는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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