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7.8도 '달달한 소주' 내세워…애향심·젊은층 공략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한 보해양조(이하 보해)가 소주 대표 브랜드 잎새주의 '안방 시장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국구' 소주 브랜드 참이슬의 공략에 지역 시장점유율(MS)이 2014년 60%대에서 최근에는 50% 안팎으로 갈수록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1996년 소주 판매 지역을 제한하는 자도주(自道酒) 보호규정이 풀린 후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잎새주의 광주·전남 시장 점유율이 80∼9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해 입장에선 시장 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보해의 지난해 매출은 1천149억원으로 전년(1천229억원) 보다 79억여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5년 84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5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보해 임직원 400여명이 지난 1월부터 매달 임금 10∼30%를 반납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재정악화 상황을 반영한다.
보해는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자 마케팅 활성화 등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펴고 있다.
보해는 잎새주가 "참이슬보다 쓰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최근 도수를 18.5도에서 참이슬과 같은 17.8도로 낮췄다.
보해는 도수를 낮추면서 '달달한 소주'를 강조하고 있다.
보해는 광주·전남대학에 재학하거나 휴학 중인 학생을 잎새주 모델로 선발해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홍보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잎새주보다 참이슬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서다.
이와 관련 젊은 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지역 애향심 호소도 빼놓을 수 없다.
보해는 기아자동차 광주지부 노조와 지역 제품 사용 협약식을 하는 등 지역 기업과 관공서 등의 도움도 기대한다.
기아차 노조원만 7천명에 달하는 등 직장인들의 술 구매력과 향토애를 적극 고려했다.
보해 관계자는 10일 "잎새주 맛을 달짝지근하게 하고 특히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참이슬에 빼앗겼던 시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경쟁 원리에 따라 수요, 공급이 결정되지만, 지역 기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며 "지역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ch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