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전문가 "전력 초보적이지만 최소한의 응전 능력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전개에 맞서 서해에서 훈련 중이던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도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관영 중국청년망은 랴오닝호 전단이 최근 한반도 주변의 민감한 정세를 고려해 서해와 보하이(渤海) 일대에서 계속해서 해상 전체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시리아 정세에 전세계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미군의 개별 이익집단이 시기에 영합해 지지를 받으려는 행동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칼빈슨호 항모 전단의 서태평양 전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존 스타일에 미뤄 이번 칼빈슨호 파견도 시리아 공습처럼 북한을 타격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커지자 싱가포르에 정박 중이던 칼빈슨호 항모 전단은 계획됐던 호주 항로가 아닌 한반도로 기수를 돌린 상태다. 니미츠급 칼빈슨호 전단은 두 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한 척의 유도미사일 순양함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 국방부는 칼빈슨 항모의 타격대대 동향에 대해 "줄곧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고도로 복잡 민감해지고 있어 유관 당사국들이 모두 자제하고 상호 자극을 피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랴오닝호가 칼빈슨호에 직접 대적하려는 인상을 피하려는 듯 서해상 훈련 소식을 다소 소극적으로 전했다. 랴오닝호 훈련 소식을 전한 매체들도 많지 않았다.
중국군은 미중 정상회담 사흘 전인 지난 3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랴오닝호가 지난달 20일부터 서해와 보하이 일대에서 구축함, 함재기, 헬기 등을 동원해 연례 해상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 훈련은 랴오닝호 전단이 올초 서태평양, 남중국해 훈련을 마치고 지난 1월 13일 모항인 칭다오(靑島)항으로 귀항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실전 상황을 가상해 한반도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것처럼 보이는 공중 대항전, 전면 타격 등 임무과제를 수행하며 헬기 야간 착륙훈련을 통해 수색 구조, 경계 임무를 수행했다.
중국 해군 소장 출신의 군사평론가 인줘(尹卓)는 "랴오닝호가 아직 완전한 작전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고 함재기도 온전한 작전 수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초보적 작전능력과 함께 최소한의 유지보장 체계는 확보했다"며 "만약 전쟁이 발생하면 응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랴오닝호와 칼빈슨호가 같은 해역에서 동시에 머무르며 대치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랴오닝호가 칭다오항을 나선 지난달 20일은 칼빈슨호 전단이 동해에서 훈련을 마치고 부산항에 들어왔다가 나간 시기와 일치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강력한 북핵 저지 의지를 확인한 중국은 자국의 대(對) 북한 입장을 향후 랴오닝호 운용에 투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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