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미세먼지·불법어로…한국민들 중국에 불만 폭발(종합)

입력 2017-04-10 11:36   수정 2017-04-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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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미세먼지·불법어로…한국민들 중국에 불만 폭발(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올해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고 일상 생활마저 방해하자 시민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근원지 중국에 대한 불만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경제 보복'과 겹쳐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10일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월 서울의 미세먼지(PM2.5) 농도 '나쁨'(81∼150㎍/㎥) 발생 일수는 14일로, 2015년(5일)과 2016년(2일)에 비해 9∼12일 증가했다.





인터넷 등에는 미세먼지 오염을 초래한 중국을 비하하는 적나라한 표현과 중국에 오염 문제 시정을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는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넘친다.

네티즌들은 "중국에 강하게 얘기하라", "(중국에) 말도 못하는 정부,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정말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며 "미세먼지 좀 다 가져가라. 미세먼지 때문에 살 수 없을 지경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사드 보복에 미세먼지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2월 말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의 '한국, 한국기업 때리기'는 40일 넘게 유통·관광·제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드 보복 관련 연합뉴스 기사의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댓글에도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한 원망이 들끓고 있다.

"보복은 우리가 먼저 하는 게 더 납득할만하지 않나", "우리는 미세먼지에 대해 보복할 수 없나요"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런 시기에 중국어선 더욱 확실히 단속합시다" 등의 서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도 많았다.

더구나 사드 보복, 미세먼지, 불법조업 등에 따른 반중(反中) 감정 탓에 "중국 업체, 제품 모두 다 철수시켜야 합니다", "국내 중국인을 모두 내보냅시다" 등 극단적 주장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늑장 대응에 시민은 각자도생으로 살길을 찾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설된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에는 최근 가입자가 급증해 현재 회원이 4만6천 명에 달한다.

이 카페에 오른 글을 보면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몇 달간 '베란다에 차량용 필터를 설치했다'는 글은 수십 개 올라왔다. 환기는 해야겠는데, 미세먼지가 걱정인 사람들이 궁여지책으로 차량용 필터 여러 개를 창문에 붙여 미세먼지를 막는 것이다.

또 공기정화에 좋다는 식물을 수십 가지를 나열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전문가 수준의 글도 올라와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갈만한 곳이나 창문을 열어 환기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 등 실용적인 미세먼지 줄이기 정보나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가 적은 지역 찾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게재돼 있다.

아울러 입법 예고된 실내공기질법안 찬성운동, 전국 보육 및 교육기관 공기청정기 설치 의무화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며 미세먼지 문제 개선을 위해 직접 움직이고 있다.

초등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공기가 안 좋은 날 결석을 시켰다"면서 "그렇지만 이제는 초등학교라 그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매일 대기오염이 심각해서 언제는 보내고 언제는 안 보낼 수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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