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 순국기념관, 내년 2월까지 사진·그림 등 전시
(화성=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군에게 집단 학살당한 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98주년을 맞아 경기도 화성시가 제암리 3·1 운동 순국기념관에서 학살사건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연다.
제암리 순국기념관은 15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한·불·중 학살, 끝나지 않은 역사'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어 당시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관련 사진과 그림, 서적 등을소개한다.
전시회에서는 제암·고주리 순국열사 29명 가운데 안종락 선생의 사진 원본과 순국열사의 후손인 故 안용웅 전 유족회장이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기 위해 일본에서 재판을 추진하며 작성한 편지도 볼 수 있다.
편지에는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당시 일본군의 안내자였던 사사카와 아들이 재판 청구를 위해 일본을 방문한 고 안용웅 회장에게 돈 봉투를 전달했다 거절당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안 회장의 아내 유영순 여사는 "제암·고주리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이 사건에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4월 15일 독립운동에 가담한 주민들을 교회에 몰아넣은 후 총을 난사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한 사건으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이나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게 교회에서 죽은 23명을 포함해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무고한 양민 29명이 학살당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암·고주리와 비슷한 역사를 지닌 중국 난징(南京), 프랑스 중서부 마을 오라두르 쉬르 글란 대학살 사건을 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도 선보인다.
중국 난징은 1937년 일본 군대가 중국인 포로와 시민 30만명을 약탈·강간·학살한 곳이며, 프랑스 오라두르 쉬르 글란은 1944년 나치군에 의해 642명의 주민이 학살된 지역이다.
나치군은 1944년 6월 10일 이 마을 교회에 여성과 아동을 가둔 채 독가스를 살포하고 불을 지르는 등 주민을 잔혹하게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하루 사이에 주민 642명이 숨졌으며, 이 중에는 15세 미만 아동이 205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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