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때 사고로 하반신 마비…리우 대회 때 권총강도 만나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19살에 급작스러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40대 호주 여성의 쉼 없는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에서 장애인 체육인으로 널리 알려진 리즐 테시(47)는 지난 8일 실시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고스포드 지역의 주의원 보궐선거에 야당인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테시는 이로써 NSW주 의회 사상 휠체어를 이용하는 첫 하원의원이 됐다.
테시의 선거구는 이전 선거에서는 노동당 후보가 O.2%의 근소한 차이로 신승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접전지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테시 후보가 10% 이상의 넉넉한 표차로 승리했다.
테시 당선인은 9일 승리가 확정된 뒤 선거운동으로 피곤할 만도 하지만 단 하루의 휴식도 마다한 채 바로 차량을 몰고 시드니의 NSW주 의회로 향했다.
호주 언론은 10일 테시 당선인이 "앞으로 쉴 날이 많다"며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을 내보였다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산 것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의 뉴캐슬대학에 재학 중이던 태시는 산악자전거를 타다 척추를 다치면서 하반신 마비가 됐다.
테시는 불의의 사고에 주저앉지 않고 스포츠에 열정을 보였다.
휠체어 농구에 재미를 붙이면서 5차례나 패럴림픽에 참가했고, 2010년부터는 요트로 종목을 바꿔 두 차례 더 출전하는 등 패럴림픽에 7차례 출전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대회를 약 2개월 앞두고 현지 훈련을 하던 중에는 권총을 든 강도를 만나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그렇지만 4년 전 런던대회에 이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나서기로 하면서 하이스쿨(중고교 과정)의 지리 교사직을 그만둘 때는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은 영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태시는 "새로운 여정과 임무를 시작하게 됐다"며 시드니지역에 집중된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고스포드와 같은 외곽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태시는 집속탄 금지를 위한 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했을 때 스포츠를 접하기조차 어려운 장애인들의 환경을 목격하고는 '스포츠 매터스'(Sports Matters)라는 단체를 설립, 개발도상국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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