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해운 울릉∼독도에 22년 된 '낡은 선박' 투입…안전 논란

입력 2017-04-11 08:32  

대저해운 울릉∼독도에 22년 된 '낡은 선박' 투입…안전 논란

운항시간 늘고 승객 불편…포항해수청 "법적 문제 없다"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 한 여객선사가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항로에 20년이 넘은 낡은 선박을 투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선사와 허가기관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나 우리 땅 독도를 찾는 사람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포항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저해운은 휴항 중인 울릉 저동∼독도 항로에 14일부터 건조한 지 22년 된 웨스트 그린호(297t급)를 띄우기로 했다.

기존에 운항한 선령 6년인 썬라이즈호(338t급·정원 442명)를 포항∼울릉 저동항 노선으로 돌리고 대신 노후 선박을 투입한다.

웨스트 그린호는 길이 42m, 폭 12m로 평균 속도는 시속 30노트(56km)다. 정원은 344명이다.

1995년 외국에서 만든 배로 2002년 청해진 해운이 사들여 남해안을 운항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매물로 나와 2년 전 인천 고려고속훼리가 사들였다. 이번에 대저해운이 30여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포항해수청 안전검사와 시험운항을 거쳐 14일부터 운항한다.

운항시간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1시간 30분가량 더 걸려 탐방객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새로 산 600t급 엘도라도호 국내 도착이 늦어져 독도 탐방객 편의를 위해 당분간 운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초 북유럽 에스토니아에서 사들인 엘도라도호 역시 17년 된 선박이다.

길이 52m, 폭 13m로 426명을 태우고 최대 40노트로 운항한다. 오는 20일께 국내에 도착하면 선급 심사, 안전검사 등을 거쳐 5월 중순 이후 취항할 예정이다.

지역 해운업계는 "선령이 적고 성능이 더 좋은 배로 교체하는 것이 상식인데 법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더 낡은 배로 바꾸는 것은 승객 안전을 무시한 영리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울릉주민 이주석(45)씨는 "접안시설이 빈약하고 바다가 험한 울릉∼독도 항로에 20년이 다 되거나 넘는 낡은 배를 투입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곳에서 사고는 바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연안 항로에 선령 25년 이하 여객선을 투입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철저한 검사와 안전운행으로 사고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h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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